세월이 흘러 이 나이가 되니....
머리가 짧으면 뒤에서 보면 남자로 착각할 정도로 근골이 장대해졌다. 마를 때도 어깨는 넓어서 55 사이즈 입을 몸에 항상 66을 사 입어서 허리는 안 맞고 옷이 뭔가 몸에 맞춤이 아니었다. 살이 붙으니 넓은 어깨가 두리뭉실해지기까지 하고 근골은 장대하다. 정말 왕년에 운동 꽤나 했던 사람 같다. 운동과 담쌓고 사는 사람이건만.
한 달 정도 체중을 재지 않았는데, 건강검진을 갔더니 저울이 보여주는 내 몸무게는 웬만한 남자 몸무게 저리 가라다. 아 간호사들 보기 부끄럽다. 여자들한테 웬만해서 나올 수 없는 몸무게.
다이어트를 해야 된다.
글을 매일 쓸 게 아니라 운동을 매일 해야 된다. 매일 앉아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무릎도 허리도 다 아파온다.
앉았다 일어날 때 허리를 펴기가 힘들다.
열심히 걸어서 체중이 감량되었던 두 달 전은 하루가 상쾌했는데 글을 쓰는 지금은 마음은 상쾌한데 몸은 불쾌하다. 불과 두 달 운동하지 않았다고 몸이 엉망이 되니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 건지 말해 무엇하랴.
남편이 억지로 끌고 나가 걸어주곤 했는데 한국에 없고, 내 의지를 깨워 집 밖으로 나가야 되는데 집순이 본능이 과한 체중 앞에서 승리.
아파오는 무릎과 발바닥에 더 이상 이대로 있어선 안될 거 같다. 덥지만 일단 밖으로.
나를 힘들게 하는 지방들과 이별하고 싶다.
제발 나랑 이별해 줘. 어떡하니 그들은 너와 이별할 맘이 없고 너한테 찰싹 달라붙어 있으니, 네가 용기를 내야 된다.
이별할 용기. 정에 끌려 이별 못하는 네 성정을 여기서는 끊어내야 돼. 자 이별의 준비로 현관문부터 열어보자.
그리고 멋진 이별 이야기를 독자님한테 들려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