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싶은데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다.
브런치 시작한 지 넉 달 6일이 지났다. 살펴보니 210개의 글을 썼다.
크게 양질의 글이 아니니 자랑거리도 못된다.
처음에는 브런치 통과된 게 너무 좋아서 써댔고, 그다음엔 아들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려 써댔고, 나를 들었다 내렸다 웃겼다 울렸다 하는 남편 때문에 써댔고, 불거진 교육 문제 때문에 몇 편 썼고, 그리고 나의 감정을 쓰다가 이제 막다른 벽에 다다른 느낌이다.
큰 주제도 없이 어지럽기만 한 글들일지언정 쓸 때는 좋았다.
어제 어쭙잖은 설익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글을 썼다가 발행을 취소했다. 딱히 해결책도 없는데 내 마음이 힘들어 쓴 글이었다. 불편한 마음이 드러난 글을 읽고 라이킷 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든다. 결코 라이킷을 해주고 싶은 글은 아니라는 개인적 판단 때문이다.
막다른 골목에 왔다. 생각이 정지됐다. 뭘 쓸지 모르겠다.
그런데 쓰고 싶다.
답답할 때 쓰고 싶다.
기분 좋을 때 쓰고 싶다.
가족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쓰고 싶다.
뭔가 문제로 인식되는 이슈가 생겼을 때 쓰고 싶다.
책을 읽고 쓰고 싶은데 서평은 나에게 너무나 큰 난제이다.
어쨌든 쓰고 싶다.
그냥 쓰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런데 쓸 거리가 없어졌다.
생각이 정지됐다.
비워진 머리를 채우고, 어지러운 마음을 비우고, 산만한 일상을 정리하고.
그렇게 다시 쓰고 싶다.
언제 다시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