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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나무 향기
Oct 16. 2023
도를 아십니까?
병원 방문을 위해 조퇴를 했다. 언제나 사람이 북적이는 정신과. 조퇴를 안 하면 진료가 불가능하다. 둘째 아들이 정신과 의사가 돼서 큰아들 치료를 해줬으면 좋겠다.
쓰다 보니 이 무슨. 그 나이가 되도록 내 마음을 힘들게 하라고? 요즘 혼을 어디 빼고 사는지, 일도 허점투성이 생각도 나사가 풀렸다. 사실 빠져나갈 영혼도 없는 느낌이다.
아들은 오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게임은 마약하고 같아서, 이선생님뿐 아니라 많은 부모들이 속을 끓이고 있는 문제입니다."
"원장님. 어릴 때 그런 행동들을 저희에게 했지만, 그때 그걸 두려워 말고 굴복하지 말고 통제했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안되었을 거 같아 후회가 됩니다."
눈물이 흐른다.
"어릴 때 통제했더라도 사춘기 나이까지 통제는 힘드셨을 수도 있어요. 마약 같은 게임에서 본인 스스로 빠져나오려는 의지와 계기가 생겨야 됩니다. 게임중독 폐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계속 피드백하십시오."
얼굴이 늘 어둡다.
웃으면
이쁘다는데
,
웃어본지가 언제 인가 싶다. 억지로라도 미소 띤 얼굴을 하기가 힘이 든다.
병원은 백화점 인근에 있다. 또 다른 병원 한 군데를 가기 위해 걷는데 남. 녀 두 명이 말을 붙인다. 무시가 답이다.
병원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데 저 앞에 한 여성이 그들에게 붙들린다. 그 여성은 패스. 내 쪽으로 다가온다.
내 표정이 원체 어두우니 당연할 거다.
말도 듣기 싫어서 그중 남자 한분이 저기요 하는 동시에 팔을 90도로 들고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얼굴은 잔뜩 찌푸린 채로.
표정은 못 봤지만 언뜻 들려오는 소리.
"알았다고요"
기분이 나빴나 보다. 살짝 어이가 없다.
'이보게, 청년. 역지사지 좀 하자고요. 백화점 올 때마다 당신들에게 붙들려야 하는 나 홀로 걷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가요?'
나도
도는 충분히 안다고요.(진짜니?)
그들에게 붙들리면 듣는 말
ㅡ
저기 혹시 교육계에 종사하시지요?(선생들이 어리석어 잘 걸리나? 아니면 과외교사부터 학원선생 등 온갖 선생들이 많아 갖다 붙이는 건가? 얻어걸릴 테니. 저기요. 의료계 종사하지요는 흔한 질문이 될 순 없을 거 같네.)
ㅡ
인상이 좋아 보이세요.(좋다는데 싫을 사람 없을 테니 하는 말이겠지.)
ㅡ걱정이 많으시지요?(걱정 없는 사람 없을 테니 다수에게 적합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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