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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향기 Nov 23. 2023

<어떤 섬세함> 가제본을 읽고

이석원 에세이(위즈덤 하우스)

이석원 작가의 어떤 섬세함 책을 지난주에 받았다. 정식 출간 전 가제본이다.

처음 받는 서평책이었는데 강렬한 빨간색이 설렘을 준다.

빨간색 표지에 꽃 사진이 딱하니 박혀 있다.  장미처럼 화려함을 뽐내진 않지만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 낮은 여러해살이 제라늄 꽃들. 눈에 딱 띄는 빨간색 표지와 달리 사진 속 꽃은 화려한 꽃이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꽃이다. 표지 사진의 소박한 꽃에서 느껴지는 기운처럼 작가님의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백하게, 무엇보다도 나도 그래라고 공감 백배되도록 잘 표현해 놓았다.

이석원 작가님은 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리더였고 출간한 책 보통의 존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보통의 존재 표지가 노란색이어서 노란책이라고도 불린다는데 어떤 섬세함은 아마 빨간책으로 불리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프로필 소개를 보면 키 173.2587cm. 예술하시는 분이어서 엉뚱한 면이 있다.

어떤 섬세함 책을 읽어 보니 잘 읽히면서도 소소한 일상에 대한 작가님의 따뜻한 감성이 잘 드러나서 산문집 순간을 믿어요를 읽어봤다. 첫 장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이야기로 시작되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순간을 믿어요 등장인물의 키가 173.2587로 되어 있다. 작가님의 엉뚱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님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그래서 작가님의 나머지 책들도 다 읽어볼 계획이다.


어떤 섬세함은 일단 같은 70년대생이 쓴 글이라 더 공감이 가기도 하고, 세대가 다르더라도 일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나 시선의 방향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들어가는 글을 읽고 덤덤한 듯 서술하지만 작가의 따뜻한 마음씀을 느끼면, 끝까지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가 삶에서 느끼는 불안, 공포, 지키고 싶은 일상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이야기 들 중 특히 오늘 내 마음에 다시 떠오르는 부분이다.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아서. (75쪽)

20 대건 50 대건 연령에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형태의 삶의 착시를 경험한다.(76쪽)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아서. 그게 착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79쪽)

각 에피소드마다 제목 배열이 독특하다.


요 며칠 내 주변에 일어난 사건들로 마음이 흔들리는데 어쩌면 작가의 말씀처럼 나 빼고 다 잘 산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시간에 쫓기며 할 일을 처내기에 급급한 가운데 삶에 대한 불안과 모호함 속에서 방황하는 중년에게, 잠시 멈추어 살펴보면 나뿐 아니라 다른 이의 삶도 비슷하다는 걸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하는 책이다.

일단 가제본을 읽었으니 최종 출간책을 받으면 작가님의 생각을 함께 공감하며 읽고, 흔들리는 내 마음을 좀 잡아보고 싶다. 최종 출간본을 받는 날을 어떤 설레임으로 기다려 본다.

위즈덤 하우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석원작가 #에세이 #어떤 섬세함 #위즈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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