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 향기 May 01. 2024

나눔도 감당이 가능할 때...

친구들과 연락을 못한지 아니 안한지 꽤 오랜 시간이 되어 간다.

전화하고 싶은 친구가 떠오른다. 보고 싶은 친구도 떠오른다. 

하지만 연락하지 못한다.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 어려움을 토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 때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위로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어려움도 상대가 감당할 수준이 될 때 나누기가 가능한 것이다.

나 위로 받고 싶어, 나 말로라도 털고 싶어, 나 힘들어라는 이유로 나도 감당이 힘든 이야기를, 아무 관련도 없는 친구가 듣게 하고 친구를 벅차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꼭 나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친구의 일상을 들어 주고 친구의 안부를 물어 주고 하는 것이 친구에게 친구로서 내가 할 일이기도 할 터인데...

그렇다면 친구의 안부를 묻기 위해 연락하면 될텐데, 말하다 보면 또 나의 어려움을 말할 것 같기에 연락을 할 수가 없다.

이런 나는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가 못되는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문득 내가 당장 내일 세상을 떠난다면 달려올 친구가 있으려나 하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나에게 좋은 사람이 남는 것이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을까? 

가족에게, 친구에게, 나를 스쳐간 제자들에게, 잠시의 만남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