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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향기 Jun 12. 2024

인생의 좋은 일은 내 혼자 힘으로 이룬 게 아니다. 2

대회 후 공문 검색을 매일 하게 되었다.

21일 결과 발표 예정이긴 했지만 작년 기준으로 7일 만에  발표가 났으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이다.


검색할 때마다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

떨어지면 이년 연속 실패이니 일단 스스로도 속이 상하고, 대회 참여를 알고 있는 사람들 얼굴 보기도 다만 며칠간은 망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7일 재량휴업일에 교육청은 일을 하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서도 접속. 없다.

맘을 접기로 했다. 상을 탄다면 다른 이로부터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니 더 이상 뒤지지 않기로.


사일의 연휴 후 6월 10일 월요일 아침.

수업을 막 시작하려는데 카톡이 진동한다.

결국 다른 이를 통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금상이다. 전국대회에 나가야 된다.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가 힘들었다.

일희일비 안 하면 좋으련만.


같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어 더 좋았다.


대회참여 결심 순간부터 결과까지 과정을 생각해 보았다.


(대회 주제는 주변에 있는 소재 속으로 들어가서 모험을 하는 과정에, 무언가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 경험이 있어야 되고, 중간에 숏폼도 두 개가 들어가야 된다. 이야기는 앨리스의 모험과 같은 전개라고 보면 된다.)

주제에 맞는 소재가 안 떠올라 고민할 때 엄마 이거 어때하는 아들이 있었고, 그 소재 괜찮네 했지만 그 소재 속에서 대체 무슨 모험? 고민할 때 한마디 툭 던져준 동료 교사가 있었다.

그 동료교사는 본인경험을 바탕으로 조언도 주었고 무엇보다 본인이 데리고 나갔던 아이들을 추천해 주셨다.

하기 싫다 어렵다 징징거릴 때 같이 해요 말해주었고, 떨어지면 어떻냐고 그런 생각 버리라고 조언도 주셨다.


아이들은 또 어떤가. 숏폼으로 고민할 때 온갖 유행가를 다 알려주었고, (50인 나는 트렌드에 한참 떨어져 있다.)

토요일 연습 두 번 때 남편이 밥을 다 챙겨주었다.

아이들을 평일 아침  여덟 시에 등교시켜 준  부모님들도 감사하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생각이 터져 나오게 톡톡 건드려 주었고 여러모로 도움을 살포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인생의 좋은 일은 결코 나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작은 보탬이 완성시켜 줌을 또 한 번 느꼈다. 항상 주변에 감사하고 살아야 됨을.


힘이 쭉 빠져 약을 털어먹고 출근한 아침에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했다.


절대 사람을 잃는 삶을 살진 않기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더불어 브런치 글쓰기를 다시 힘내서 해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저  내 속도에 맞게 내 능력에 맞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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