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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둥이, 귀염둥이(둘째 아들)

오늘은 즐겁고 싶습니다.

by 나무 향기

나는 둘째 아들을 염둥이라고 부른다. 귀염둥이에서 귀만 빼고.

어릴 때부터 너무 잘 웃어서 미소천사라고 불렸다.

눈은 자그마하지만 웃는 모습이 세상 환하다.

친구도 엄청 많은 장난꾸러기 핵인싸다.

큰아들과 달리 얼굴은 까무잡잡하다.

머리가 너무 작아서 저 뇌를 가지고 공부를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한테 아이돌상이라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눈이 작아서 못생겼다고 놀리는 친구도 있어서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걸 잘 극복하고 슬기롭게 대처한다.

노랑머리 브런치 글(노랑머리 (brunch.co.kr)을 보여줬더니 엄마 술술 잘 읽혀. 좀 잘 쓴 거 같아 이런 말도 할 줄 안다.

글쓰기 글 읽기와 담쌓은 중 1짜리 비평을 뭘 믿을 수 있으랴? 하지만 아들이 하는 말이라 기분이 좋다.

유치원 때부터 춤도 잘 춰서 학예회에서 무대 한가운데를 차지하곤 했다.

엄마가 하는 말에 별다른 큰 환호 없이도 쓱 미소 지으며 기쁨을 주는 아이다.

반에서 똑똑한 여학생을 여자친구로 뒀다.

학교가 멀어서 걸어 다니는데도 불평도 안 한다.

뭘 사달라고 크게 떼쓰지도 않는다.


나는 우리 염둥이가 너무 좋다.


제가 큰아들과 작은 아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릅니다. 물론 둘의 기질도 엄청 다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데 겨우 두 손가락 가지고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를 한 번 되돌아봅니다.

하지만 오늘은 즐겁고 싶습니다. 작은 아들도 물론 애를 먹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아들을 생각하면 까무잡잡한 얼굴에 크게 환하게 웃는 미소가 먼저 떠오릅니다.

작은 아들 생각하며 오늘은 즐겁고 싶습니다.

남 시선 의식 않는 아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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