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녀 (차都女)[명사] ‘차가운 도시 여자’를 줄여 이르는 말로, 도도하고 쌀쌀맞은 분위기의 세련된 젊은 여자.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니 도시 여자 맞다. 살짝 도도하고 세련돼 보이기도 한다.
자 그럼 제가 도시 여자 맞을까요? 도시에서 나고 자랐으니 도시 여자는 맞아요.
그런데 저는 도시 여자 하면 뭔가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체험이 많은 사람, 시골에서 못 누릴 걸 누린 사람, 책도 많이 읽고 경험의 폭이 넓은 사람 등으로 해석이 되네요.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서는 저는 도시여자처럼 못 자랐어요. 집도 잘 살지 못해서 문화적 혜택도 많이 못 누렸어요. 예전 글에 썼던 것처럼 마로니 인형도 한 번 못 가지고 놀았어요. 여름이면 바캉스로 바다나 수영장을 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했어요. 시골에 살았으면 계곡이나 냇가에서라도 놀았겠죠? 책을 많이 읽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책을 못 사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그냥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지식에 의존해 공부하고 자랐어요. 5학년이 돼서야 저희 집에 전집이란 게 생겼죠. 아마 그것도 우리 막내 남동생 때문에 사신 걸 겁니다.
제 외양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긴 해요. 많은 걸 누리고 자란 사람처럼 보여요. 그런데 내면은 경험의 결핍이 많네요.
그래서 아들들은 그런 결핍 없이 살게 해주고 싶었는데, 대도시에 살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아들들은 엄마가 바라는 대로 따라주질 않네요. ^^
< 문화적 결핍은 사람을 주눅들게 만듭니다. 커가면서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경험치가 적어서 이야기할 것도 없고, 뭔가 겪는 것들이 다 새로운 것들이어서 힘들었습니다. 자존감이 높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도 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극복되더라고요. 결론은 내가 남과 다르더라도 그것 자체가 내 모습이란 걸 인정하면 주눅들 필요도 어깨를 떨어뜨릴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