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끌어 보게 된 한 영상에서 '넥스트 인 패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평소 어릴 때부터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누군가와의 경쟁을 즐긴다기보다, 그 경쟁 속에서 그들의 모습 속에서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 편.
그래서 그럴까. 자연스럽게 나는 넷플릭스에 들어가 '넥스트 인 패션' 1화를 클릭했다.
이전부터 한국인 디자이너가 등장한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1화에서부터 '민주킴'의 프로그램 지분율은 크게 높지 않았다. '넥스트 인 패션'을 편집한 편집자가 10화를 전반적으로 볼 때, 각 참가자들의 10화까지의 전체 분량을 잘 분배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보통 서바이벌의 경우, 악의적인 편집과 서로를 헐뜯는 모습 속에서 사람들이 재미를 많이 느끼곤 한다. 소위 말하는 '악마의 편집'.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악마의 편집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훈훈한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본다는 느낌이 더 크게 느껴진다. 특히 패션업계는 자극적이고, 새로움이 가득 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업계에서 자극적이지 않아도 대중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우선 기분이 좋았다.
새로움은 기존의 패션에서
변화를 주는 것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김민주 디자이너의 모든 것을 정확하게 다 알 수는 없다. 그녀의 디자인 인생의 한 일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 수 있을 뿐.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그녀를 볼 때, 그녀는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디자인을 만들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많은 디자이너 서바이벌이 있었다. 그 서바이벌을 보면서도, 이런 디자인이 진짜 좋은 디자인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 대중이 볼 때는 이해하지 못하는 패션을 전문가들은 각종 수식어를 더해가면 극찬을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대중이 기존에 알고 있던 패션에서 한 발짝 본인만의 스타일을 더해 나아간 것.
그녀는 프로그램 내내 각종 영화,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은 언급하며 그들에게 배울 점을 말하며 그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것들을 참고해 오늘의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한다.
이미 새로운 것들은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 그런 새로운 것들을 나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것.
그것이 민주킴의 디자인이며, 대중들은 그녀를 유니크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선 살아야 했기에
타협했던 현실
프로그램 중간 가족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특히 그녀의 가족 이야기 중 나에게 큰 인사이트를 줬던 부분은 언니와의 관계이다. 보통 민주킴은 옷을 디자인하고, 언니는 그 디자인된 옷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이 찾아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무리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옷이라도, 사람들이 그 옷을 구매하지 않고 박물관에 전시만 되어 있다면 그 디자이너도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없다.
그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언니의 서포트가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김민주 디자이너의 옷을 보면 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무리 독창적인 디자인도 일반 대중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선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대중들이 이해하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기까지 언니의 조언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특히 패션업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너무 많은 브랜드들이 경쟁에 내몰리기 때문에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다음 시즌을 바라보기 힘들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디자인된 옷으로 사업을 총괄하는 언니의 입장에서는 고객이 외면하는 옷은 돈이 되지 않는 아이템일 뿐이다. 언니도 그녀의 디자인을 존중하지만, 결국 비즈니스를 해야 했기에, 더 혹독하게 그녀의 디자인에 '대중들의 요구사항'을 더 조언했다.
그래야 돈이 되니까. 그래야 다음 시즌도 그녀가 디자인을 할 수 있으니까.
그녀의 이유 있는 고집,
그 고집이 그녀를 Top으로 이끌다.
최종화에서 그녀의 언니는 이렇게 말한다.
"이번 컬렉션 의상 10벌을 보니 많은 걸 품고 있었구나 싶어요. 전 사업 담당이었으니 몰랐죠. 그래서 항상 멀리 나간다 싶으면 제가 제재했었어요. 이 컬렉션을 보고 나니까 너무 미안한 거예요. 제가 동생의 창의력을 막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녀는 피날레를 다 마치고 나서 심사위원들과의 대화에서 이런 말을 한다.
"패션업에 종사하면 항상 스스로에게 묻잖아요.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게 괜찮을까?' 드디어 가족한테 증명한 거 같아요."
하지만 그녀는 본인의 디자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본인의 디자인은 단지 상업적인 하나의 물건이 아닌 예술이라는 것을. 그녀의 이유 있는 신념, 본인이 디자인에 대하는 태도, 그 고집이 그녀를 이 프로그램의 우승까지 이끌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녀가 이런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김민주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우리가 몸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 이후 그녀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