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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Mar 24. 2021

누군가 내 글을 구독한다는 것은

사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에게 이 공간은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공간이 아니었다. 그저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이었을 뿐.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누군가 내 글을 본다는 것은 내 일기장을 들켜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되었다. 누군가 내 글을 기다려주고, 내가 올린 글을 읽고 공감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누군가 나의 글을 부담스럽지 않게 읽는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어릴 때부터 나는 모든 것을 쉽게 쉽게 설명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었다. 20대 초반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글로 표현하니 진실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내가 상상하는 속도가 내가 손으로 글을 쓰는 속도보다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몇 년 간 나는 단어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나만의 글을 썼다. 그렇게 내 다이어리에는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그건 누군가 내 머릿속의 상상을 알아채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어떤 검색어를 검색해서 내 글을 보거나, 내가 글을 쓸 때 올린 이미지 때문에 내 글을 보거나, 어쨌거나 내 글을 보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할 거다. 하지만 내가 올린 글을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상상할 수 있고, 내가 느낀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내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때론 자신감에, 때론 불안감에, 때론 뿌듯함에 이끌려 키보드에 손을 올립니다.

내가 느낀 그 감정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해 상대방이 상상할 수 있다면 그걸로 전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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