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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하듯 그림을 구매하면 안 되는 이유

by 초록해

최근 미술품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자.


"너 SNS에 올라왔던 그림, 네가 산거야?"

"응. 꾸준히 팔로우했던 작가님인데 심사숙고해서 이번에 작품 구매했어."

"부자들만 한다는 미술품 구매를 네가 한다고?"

"응?"


과거 기존 6070의 안정적인 자산가 중심의 문화로 여겨졌던 미술품 구매층의 연령이 많이 젊어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부동산, 주식을 통한 자산 증식의 기회를 놓친 젊은이들이 자산 증대를 목적으로 아트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를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2021년 KIAF'였다. 당시 페어 주최 측은 처음으로 VIP보다 하루 더 빠른 날에 입장을 할 수 있는 VVIP(한정 판매)를 만들었고, 당시 VVIP 티켓권 구매에 대한 관심이 엄청났었다. 당시 VVIP 오픈날에 당시 KIAF의 매출의 50%를 돌파했다고 하니, 미술품 구매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당시 한 갤러리 관계자는 "예전에는 작품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을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태에서 무조건 작품을 사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 말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전에 비해 젊은 세대의 인원 비율이 급속도로 많아졌다고 한다.


KakaoTalk_20211015_224601221_01.jpg 2021년 KIAF 매표소 부스




실제로 작품을 보지 않고

그림을 구매하는 것의 위험성


"작가님 전시 전에 미리 구매 가능할까요?"

"네. 지금 요청자분들이 많아서 순차적으로 연락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시 전에 연락 부탁드립니다."


최근 미술 작품도 옥션 시장이 아주 잘 되어 있다. 그래서 편하게 집에서 장 보듯이 미술품 구매도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이 미술품 구매의 장벽과 세대를 허물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일부 인원들은 작품을 실제로 보지도 않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은 느낌'에 유명하다는 작가님의 그림을 무리해서라도 사고 싶어 한다. 실제로 옥션에서도 해당 기간 동안 옥션을 진행하는 작품들에 대해 전시장에서 해당 작품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옥션에 참가하기를 권하고 있다.



KakaoTalk_20211015_224601221_07.jpg 2021년 KIAF 이우환 작가님 작품 전시



요즘 젊은 사람들은 SNS을 통해 신진작가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리고 작가님들도 SNS를 통해 본인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신다. 나도 SNS를 하다 발견한 작가님이 있었다. 사진으로 볼 때 작품의 도상이 너무 좋아 어떻게든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그렇게 갤러리에 연락을 했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아 작품을 보기도 전에 작품을 구매하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순번이 늦어 나에게 연락이 왔을 때에는 작품이 2점 정도 남아있는 상태였고, 그중에서는 내가 원하는 도상이 없어 작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이후 갤러리를 방문하여 작품을 보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내가 SNS에서 봤던 작품과 실제의 작품이 주는 느낌과 분위기, 작품의 질감 등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그때 확실히 느꼈다. 아무리 미술품 투자 분위기가 과열되었다고 하더라도 나만의 기준이 분명해야 함을 말이다.



"기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주변에서 알려준 주식 종목으로 투자하면 어떻게 돼?"

"망하지. 바로 파란 바다 아니겠어?"

"미술품 구매도 똑같아. 파란 바다를 보고 싶지 않으면?"

"응~! 많이 알아보고 10번 넘게 고민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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