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내의 조리원 입소의 첫날은 순조로웠다. 주말에 들어와서 그런지 여기 직원분들도 토, 일은 쉬는 사람이 많기에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을 뿐. 평일이 되자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리원에서의 삶의 질은 아빠, 엄마의 선택에 달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피로감이 좌우되는 이곳. 이곳이 조리원이다.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산모님, 아기가 배고프다고 하네요~!"
첫날의 그 수유콜은 아기를 볼 수 있음에 마냥 기뻤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기가 밥을 너무 자주 먹는다. 그리고 먹자마자 1분 컷으로 잠을 잔다. 그렇게 잠을 자고 나면 엄마는 유축을 하기 시작한다. 유축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하는 아내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쓰럽다.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그 몸도 아기를 위한 몸이라니. 엄마라는 존재는 이 조리원에서도 아기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다.
분명 잠을 자긴 자는데 주말도 없이 계속 월화수목금금금 같은 날들이 반복되니 피로가 풀리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선배들이 육아보다 회사에서 일하는 게 더 편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한 0.1%는 이해가 갈 것 같았다. 뭐 아직까지 조리원에서 드는 생각이지만 말이다.
조리원에서 가장 좋은 점은 내가 차리지 않아도 밥이 너무 잘 나온다는 것이다. 산모들의 회복에 좋은 음식을 영양가 있게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조리원은 조캉스라 불릴만하다. 거기다 점심과 저녁 사이 간식 한 번, 저녁 이후에 간식 한 번까지 총 5끼가 밥으로 나온다.
거기다 첫 입소 시 본인이 못 먹는 음식을 말하면 단체생활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딱 맞는 음식이 제공되지는 않지만, 못 먹는 음식을 다른 음식으로 대체해주시기 위해 조리원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신다. 이 부분을 보면서 조리원에서 근무하시는 직원분들도 너무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해주시느라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남편 밥은 전날 예약을 해야지만 먹을 수가 있다. 자고로 오랜만에 건강식을 먹으니 운동을 안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아기와 아내 덕분에 잠깐이지만 내가 호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조캉스, 조캉스 하는구나!"
나는 다시 회사로 돌아가 봐야 하는 입장이라 오늘까지만 아가와 아내와 함께한다. 앞으로 한 10일 동안 아기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아기의 모습을 캠으로 볼 수 있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어른들이 보시면 "정말 세상 좋아졌다!"라고 할만한다.
갑자기 오늘 저녁 집으로 갈 생각을 하니 집에 와서 아기의 기저귀, 엉덩이 씻기기, 분유 만들기 등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내에게 오늘 내가 집에 가기 전에 내가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기 수유콜이 와도 남편은 아기를 데리러 갈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건너 건너 배워야 한다. 2주 뒤 집에 있게 되면 지금의 모습이 그저 즐거운 조캉스이지 않을까.
"그래 맞아. 조리원은 조캉스 맞아! 내가 지금 이렇게 잠깐이라도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리얼 군대는 조리원 퇴소 후 시작한다.
점점 아내와 전우애가 불타 오름을 느낀다.
"전우! 준비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