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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May 23. 2022

내 업무에는 힘 주기, 후배 교육에는 힘 빼기


스스로 내 업무의 중요성을

높일 타이밍이 되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리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문득 일을 하다가 기지개를 켜고 허공을 바라보다 모니터에 비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영원히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내 사수가 하던 일들을 내가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주어진 일을 하는 것도 버거웠었다. 모든 일들이 새롭게만 느껴져 너무 오래 걸렸던 일들이 이제는 익숙한 것들이 되었다. 그렇게 어느새 주어진 업무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업무를 찾는 시점이 되었다. 어떻게든 빈틈이 없도록 노력했던 나의 일들에, 이제는 중요 포인트를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업무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입사 6년 차에 제대로 된 후배가 들어왔다. 사실 한동안 우리 팀에만 후배가 들어오지 않아 후배 받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선배들은 이제야 내가 후배를 받았다며, 앞다투어 축하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쑥 던지고 가셨다.


"막내일 때가 좋은 거야!"





후배의 장점을 생각하며

힘 빼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후배는 보통 첫 입사자들의 나이에 비해 조금 늦게 회사를 들어왔고, 이 회사가 첫 직장이라고 했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업무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인지, 소위 말하는 일머리는 조금 부족한 친구였다. 그리고 소심한 성격 탓에 무슨 일이 생기면 본인이 이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설명을 했다. 사실 같이 일하는 선배들은 전혀 궁금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렇게 모든 상황에서 너무 선배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뭐... 눈치를 봐야 할 데 눈치를 안 보고, 눈치를 안 봐도 되는 부분에 눈치를 보는 느낌이었다.



그런 후배의 모습을 보며 교육을 시키다 보니, 나도 모르게 후배의 단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로는 빨리 따라오지 못하고 포인트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퇴근을 하면서 후배를 바라보는 내 관점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 친구의 장점을 떠올려보자!"


그 후배는 누구보다 안 보이는 곳에서 사람들을 많이 챙기는 친구였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며 자신을 뽐내려 하지 않았다. 후배가 잘했던 부분들을 칭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문제 있는 것만 알려줄 것이 아니라, 우선 그 후배가 잘 잡았던 포인트를 먼저 확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내가 무언가를 알려줘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았다. 내가 잘 교육해야겠다는 욕심이 이 후배를 더 망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의식적으로 힘 빼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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