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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Jun 03. 2022

출퇴근 시간만 3시간, 그래도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


도로와 나는

하나가 되어 간다.


출근과 퇴근, 이 두 가지 만으로도 월요일부터 이어지는 5일간의 생활은 매우 피곤하다. 거기에 회사에서 책임이라는 무게가 더해지면 피곤도는 더 높아진다. 때론 그 피곤도와 내 지갑의 무게는 비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반비례하지도 않는다. 아마 그 상관관계는 세계적인 수학자가 와도 정의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매일 도로 위에 버스와 자가용이라는 보드를 타고 나는 출근을 한다. 보드를 타는 대가는 내 허리다. 내 자세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버스의 급정거와 급출발은 내 허리에 무리를 주는 것이 분명하다.


입사 전 분명 나는 운동광이었다. 그런 운동광은 이런 출퇴근 시간을 겪으면서 운동과 점점 거리를 두게 되었고,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되었다. 한번 내 몸의 텐션에 대해 긴장을 놓는 순간, 내 몸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부피를 팽창시킨다.




특히 지방에 사는 친구들에게 출퇴근 3시간이라는 말을 하면 기겁을 한다. 그들에게 보통의 출퇴근은 30분 안팎이니까. 하지만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에게는 뭐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나의 해방 일지를 보면서 얼마나 공감이 가던지. 회식 후 집까지 택시를 타면 기본 7만 원이 나오는 이 수도권. 이게 진짜 수도권이 맞는 것일까. 내가 사는 곳이 수도권임을 느낄 때는 물가를 체감할 때뿐이다.


분명 이 정도의 출퇴근 시간은 충분한 이직사유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내 몸은 이 회사에 적응했고, 이직이 힘든 이유에 대한 내 변명은 늘어만 갔다. 그렇게 내 몸은 이곳에 정착해버렸다.



무언가 해방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여러 부분을 고려한 내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느 때와 똑같이 출퇴근을 하면서, "내 사랑하는 사람과 이 시간을 누릴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아직은 명쾌한 해답은 없지만 좀 더 현명한 나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기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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