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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의 스피커 소음 테러

by 초록해

모든 초등학생들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아이패드.

여행을 하고 있는 10살 남짓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는 자연스럽게 본인의 가방에서 아이패드와 충전기를 꺼내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있어 아이패드는 없어서는 안 될 '다이어리'와 같다.


아이패드의 용도는 다양하다.

책을 보거나, 메모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하지만 내가 본 90% 이상의 초등학생들은 아이패드로 유튜브 or 게임을 했다.

단순히 말해 요즘 아이들에게 '아이패드=게임기'인 셈이다.

우리 때로 보면 다마고치 정도이지 않을까?


특히 공항을 가보면 많은 초등학생들이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게임을 한다.

아니면 본인이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을 엄청 큰 소리로 틀어놓고 보기 시작한다.

스피커로 다른 사람에게 불쾌함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음량을 조절하라고 말하거나 제지하는 행동을 않는다. 사람 말을 인지하지 못하는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들에게 공공장소의 예절을 알려주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때론 어떤 사람은 아이가 우는 소리보다 아이패드에서 흘러나오는 게임 소리, 유튜브 영상 소리가 더 낫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에게 어떻게 이어폰을 끼우게 하냐고. 맞다. 그 내용에는 나도 동의한다. 아이들의 미래 청력을 위해서. 하지만 내가 언급하는 아이들은 그 정도로의 어린 연령이 아이들이 아니다.


그런 사이 이런 생각에 빠졌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일까?"


하지만 이런 모습은 초등학생에게만 보이는 일은 아니다.

다 큰 어른들 또한 똑같은 모습을 취한다.


특히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을 하다 보면 어른들의 통화하는 내용을 본의 아니게 다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은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며 조용히 해야 하는 공공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으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 보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아저씨, 아주머니의 가정사를 바로 옆에서 생생하게 듣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저씨 스피커폰 버튼 끄시죠?"

라고 식도까지 이 말이 나왔다가 다시 그 말을 뱃속으로 집어넣는다.


휴대전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으셔서 그러신 분들도 계시지만, 휴대전화에 익숙하신 분들까지 그렇게 행동하실 때에는 심히 당황스럽다.


퇴근길에 실시하는 우리의 야구경기.

퇴근길의 야구경기의 해설 소리는 지하철 안을, 버스 안을 가득 채운다.

가끔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인상을 찌푸리며 야구 경기를 이어폰 없이 보는 사람을 쳐다보지만 당사자는 그 눈길을 인지하지 못한다.


나도 자유로운미친자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것을 갈망하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배제된 자유로움은 진정한 자유로움이 아니다.


이런 불편함 마음을 가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일까?

아니면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사람과 불쾌한 경우를 만들고 싶지 않아 무언의 무시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소음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다.

"시끄러워서 불쾌감을 느끼게 만드는 소리"

즉 개인의 주관적인 감각에 의한 것으로서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소리로 들리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소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소음은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이런 소음 아니 소리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에는 각 개인마다 정도가 다르겠지만, 그 공간의 80%가 넘는 사람이 그 상황에 대해 불쾌감을 가지고 있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 맞다는 것 아닐까?


가끔은 이런 상황에 대해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익명의 투표를 실시해 그 상황에 대해 각각의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그래야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도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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