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하지만 회사 내부에 있는 단체협약 상에 나와있는 정년 60세까지는 30년이 넘는 시간이 남아 있다.
내가 진짜 회사를 정년까지 다닐 수 있을까?
뭐. 사실 내 주변에 소문으로도 사무직 중에는 정년까지 다닌 사람은 없다.
조만간 최초의 사무직 정년 60세 퇴직이 나올지는 몰라도..
그렇게 입사 3년차에게 직장생활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가시밭길과 같다.
오랜만에 친구와 국밥을 먹다가 친구가 말했다.
"야. 눈 감아봐"
"왜"
"눈 감아보래도..."
"(눈을 감으며) 뭐 선물 준비했냐 새꺄!"
"뭐라는거야. 뭐가 보이냐?"
"눈 감았으니까 아무것도 안보이지 새꺄."
"그래. 그게 니 미래다!"
이 때만 해도 몰랐다. 이 말의 진짜 의미를.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블랙으로 가득 덮힌 나의 미래를.
주변 지인들은 2가지 종류로 나뉜다.
1) 어짜피 한번 다닐 회사생활 의미있고 가치있게 생활하자는 사람들
2) 회사는 돈벌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그냥 돈만 벌자는 사람들
두 가지 종류의 지인 모두 맞는 말이다.
내가 입사 후 3년동안 절반은 1번, 절반은 2번처럼 살았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 둘 다 아무 의미가 없는게 정답이었다. 그냥 사회 초년생들에게 회사는 그냥 도망가고 싶은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스컴에서는 이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강요한다.
또한 꿈을 가지면 그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 이후의 꿈을 위해 노력하라고 말한다.
취업 준비생일 때 나의 마음가짐은 어떤 회사라도 나에게 합격증만 준다면 나는 간이고 쓸개고 다 내놓고서라도 이 회사를 위해 한 목숨 바치겠다는 주의였다. 그렇게 나는 사람들이 좋은 곳이라 칭하는 회사에 입사했고, 어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었던 나는 지난 4년동안 초심을 잃었다.
나는 때론 월급루팡을 꿈꾸며, 때론 허공을 응시하며 아침 출근 길을 나선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그 어떤 가치도 찾을 수 없는 상태에 놓여져 있다.
4년 전 취업이라는 꿈을 이룬 나에게 현재의 꿈은 어떤 것일까?
'꿈 너머 꿈'이라....
고단한 수도권 직장생활에 찌들어 있는 나는 주말에 시간을 내서 고향으로 내려갔다.
오랜만에 낮은 건물과 밭들을 보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아들아, 서울살이 너무 힘들지? 딱 너희 때가 가장 힘들때다."
"뭐. 버텨야죠."
"그래 힘들어도 우선 때를 기다려야 한다."
"네..."
그래 그렇다. 아버지가 말해주신 대로 직장 4년차인 나에게 지금 꿈은 '우선 버티는 것'이다.
퇴사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요즘, 신문 기사를 보면 내 또래의 직장인들의 꿈이 유튜버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유명한 유튜버 되는 것도 쉬운 게 아니다.
서두에서 말한 것과 같이 정년을 생각하다보면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무엇인가를 미치도록 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 것도 하기 싫다면 퇴사를 고민하기 보다 현재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나의 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