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시간낭비
나는 감정 스위치 OFF를 원한다.
사실 평일에 나를 위한 시간은 거의 없다.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더. 뭐 내가 서울에서 근무하면서 회사 근처 서울에 집이 있다면 모를까. 보통의 사람들은 출퇴근으로 최소 1시간에서 최대 3시간 정도까지 도로에서 보낸다. 그렇다 보니 회사 출퇴근만으로도 나의 월~금은 지친다.
사실 퇴근 후에도 회사 생각을 자동 OFF로 만들고 싶지만 그게 잘 안된다. 그냥 스위치 ON, OFF 처럼 그냥 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나는 회사생활의 ON을 그대로 유지한 채 퇴근 후의 시간을 보낸다. 뭐 내가 일하던 것을 더 잘하기 위한 ON 이라면 그래도 뭐 OK 할 거 같지만.
퇴근 후의 나의 ON은 그냥 뭐 시간 낭비다.
괜한 감정 소모라고나 할까? 프로젝트나 나의 일에 대한 고민으로 인한 머리의 찌근거림은 후에 다가올 성취감 혹은 기분좋음을 동반하지만, 사람에 대한 짜증에서 비롯된 머리의 찌근거림은 후에 더 짜증남과 증오로 바뀐다. 그렇게 나는 퇴근 후 시간낭비를 하고 만다.
왜 그렇게 나를 짜증나게 했던 사람은 퇴근하고 나서 자기 전까지 나의 소중한 5시간까지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뭐, 솔직하게 말하면 내 잘못이다. 내가 그냥 포기하고 신경안쓰면 될 것을 계속 신경쓰고 이겨볼라고 더 열과 성을 내니까 지금까지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일 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 게임과 유튜브로 정신을 잠깐 이사시키나 보다.
유튜브를 볼 때 만큼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넣어두고 나에게 말을 걸어주니까.
새해 처음으로 회사를 가는 날. 첫 입사와 같이 나에게 의미있는 날에는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 모든 이의 마음에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부드러운 죽 한 그릇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지만 나는 어느새 혼자서 혼잣말을 지껄인다.
"죽 같은 소리하네."
착하게 살고 싶은데, 착한 사람을 호구 취급하게 만드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렸다. 내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또 한번 다짐한다.
"나도 OFF 할 테니까. 다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