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내 마음만은 편하게 해주자.
무엇보다 내가 나를 아껴야, 내가 숨쉴 수 있다는 것을.
어제와 오늘은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갑자기 모든게 바뀌었다.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상사의 말에, 그래도 아직은 평화가 나를 지배하고 있었기에 평화가 익숙한 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변화가 생겼고, 그 변화는 갑자기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이 긴장감, 텐션이 내 매너리즘을 변화시켜 줄 수 있을까.
변화는 역시 피곤함을 수반한다. 변화를 적응하며, 나는 평소보다 고개 끄덕임을 100번 정도 더 한것 같다. 고개를 하고 끄덕거려서 그런지 하품이 수시로 나온다. 몸이 피곤하다는 뜻.
그래서 그런지 마스크 안에서는 하품이 쉴 새 없이 나오고 있고, 내 눈에는 하품으로 인한 졸림으로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너무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오후 11시가 되기 전에 하루에 써야할 총 에너지양을 다 쓴 것 같은 기분이 문득 들었다.
무언가에 쫓기듯 하는 일.
"무언가에 너무 애쓰지마.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작은일에 정성을 다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어"
하루동안 같은 회사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상반되는 말을 나에게 던지는 이 곳.
직구인지, 변화구인지 나는 그 투수가 던지는 공을 어쨋든 안타를 치든 파울을 치든 웃음이란 방망이로 공을 쳐내고 있다.
누군가의 신경 쓰이는 사정권 안에 들어와 있다는 건 그다지 썩 유쾌하지 않다.
서로가 불편해하는 사이. 그 불편함을 말로 일방적으로 신경쓰인다고 말하는 현 상태.
그래서 그럴까. 오히려 더 후련해졌다.
회사에서 윌라로 자기개발서를 한권을 다 읽은 것 같은 오늘.
너무 주옥같은 말들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뭔가 상식이 풍부해진 것 같은 오늘.
그런 오늘이라서 그런지. 오늘은 야근을 해야함에도 야근을 당당하게 포기하고 나왔다.
이제부터 할일이 더 많을거니까. 그래서 해야할 일들이 아주 많을꺼니까.
그래도 이제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꺼니까. 내가 나를 더 잘 살펴야한다는 것.
그 쉬운 것을 지난번에도 깨닫지못하고 나를 소홀히 하더니,
오랜만에 4년전 깨달았던 그것을 까먹고 또 나를 소홀히 대했다.
무엇보다 내가 나를 아껴야, 내가 숨쉴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해"
사실 이런 말에 자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마음을 좀 아껴주자. 나라도 내 마음만은 편하게 해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앞에 엄마처럼 나를 반겨주던 식당 아주머니가 생각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