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장이 답답하다고 느낄 때,
그냥 생각말고 눈을 감고 잠을 자자
요새 부쩍 많아진 일에 회사 가기전부터 답답함이 밀려왔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하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인사이동이 있는 12월 초, 11월 말부터 발표한 인사이동이 실제로 이뤄졌다.
인수인계라도 제대로 받았다면 덜 불안하겠지만 인수인계는 뭐 그냥 파일 주는게 다인 정도.
메뉴얼로 인수인계 파일을 받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인수인계 설명 파일도 없는 이 광경이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게다가 충원없이 인원만 빠지게 되는 형태의 조직이란 참담하기 그지 없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써내라는 윗 상사의 말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A부터 Z까지 써내려가 보았다.
그리고 다가온 면담. 담담하게 내가 하는 것들을 설명해 보였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추가된 업무들 뿐이다.
"지금 안바쁘면 언제 바쁘겠니?"
"지금 야근해야 나중에 그게 너의 자산이 된단다"
뭐 마음으로는 이해하지만, 떨리는 눈꺼풀과 답답한 마음은 일주일 내내 지속된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힘들겠다', '어떻게 하냐'라는 눈길과 말로 나를 위로하는 척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내 업무를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
첫 직장에서 내 동기가 했던 말.
"퇴사할 바엔 퇴근할래"
그래. 그 누구도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나도 내 살길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 뿐.
그래서 없는 내 시간을, 내 스케쥴을 현명하게 써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그렇게 하염없이 피곤하고, 또 피곤하고, 또 피곤함을 느끼고 있을 즈음.
오후에 외근할 일이 생겨 필요한 서류를 챙겨 밖을 나섰다.
12월 초가 이렇게도 추웠던가. 날씨는 추운데, 마음까지 추우니 두배로 추운 겨울을 몸소 느꼈다.
아직까지 미생. 미생이 맞긴 맞나보다.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바로 내일 일도 잘 모르겠어서 내일이 오는게 두렵지만,
그래도 어쨋든 오늘은 무사히 잘 넘겼으니 오늘은 잠을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