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戰略)이란?
스스로를 전략가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당신은 이미 전략가입니다.
하루하루 전략으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제의 전략가와 내일의 전략가로 나뉠 뿐입니다.
오늘은 '전략'을 말씀드립니다. '전략'이 머릿속에서 한 줄로 정리되는 분은 글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전략'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전략'을 떠올릴 때, 목표∙자원∙수단∙방법 등의 키워드가 생각나는 분은 다른 작가의 브런치를 읽기 바랍니다. 다만, 한 줄 정리가 애매하신 분은 아래로 내려가셔도 됩니다. 도움이 될 겁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을 '전략'을 검색하면 '<군사> 전쟁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 전술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책략. 판매 전략, 상품 전략'입니다. 뭔가 아쉽습니다. 전략을 책략이라는 단어로 바꾸었을 뿐, 설명이 부족합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전략'은 변동하는 기업환경 아래서 기업의 존속과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기업활동을 전체적 ·계획적으로 적응시켜 나가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기업환경, 존속, 환경의 변화, 전체적, 계획적 등 어려운 단어가 많아서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프로세스 컨설턴트 후배가 술 한잔하면서 '사업 전략'을 기획한다며, '전략'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을 저에게 건넸습니다. 후배의 말을 들으면서 '전략'에 대해서 되짚었습니다. 되짚는 과정을 공유합니다.
전략이란?
직장에서 '전략'과 '기획'은 뭔지 모르지만 있어 보이는 일입니다. 뭐랄까, 샤넬이나 루이비통을 들고 다닌 느낌이랄까.... 진두지휘하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느낌은 좋습니다. 있어 보입니다.
'전략'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특별함, 리더십, 많은 지식과 경험 등이 연상됩니다. 때로는 우리는 '전략'과 무관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에 기초해 움직입니다. 우리는 항상 전략적으로 행동했지만, 그 전략적 행동을 의식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사실은 우리는 모두 전략가입니다.
'전략'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자원,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입니다. 더 쉬운 말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내가 가진 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하는 것입니다.
전략의 사례, 큰 것부터 작은 것으로
'전략(戰略)'의 한자를 보면 전쟁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어 strategy의 어원도 고대 희랍어 ‘strato's’와 ‘a'gein’이라고 한다. strato's는 군대란 뜻이고, a'gein의 의미는 ‘이끈다(lead)’는 뜻이라고 합니다.(출처 : 매일경제 기사, [경쟁전략으로 불황 극복하기] 세계시장 1·2위 제품에 집중하라) 전략과 Strategy이 어원이 싸움입니다. 싸움에서부터 전략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해전에서 학익진(鶴翼陣)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충무공 이순신 사이트 (http://www.yi-sunsin.com/main/)에 따르면 '학익진을 가장 멋지게 사용한 전투는 어떤 해전에서 이용한 것보다도 견내량 해전에서 이용한 것이 전투의 진수(眞髓)라 할 수 있다. 견내량은 폭이 좁고 암초가 많아 해전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유인 작전을 써서 넓은 바다로 나오게 한 뒤에 모든 전선이 왜 적선을 향하도록 이물을 돌려 학익진 형세로 함대를 형성하고 일제히 공격하도록 하였다. 이 견내량 해전에서 왜적선 73척을 물리친 가장 효과적인 진형이 바로 학익진이었다.'
위를 요약하면 '전투에 이기기 위해(목표) 적을 유인해서(방법) U자형으로 군사(자원)를 배치해서 싸웠다'입니다. 앞서 '전략'에 대해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목표, 자원 그리고 방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는 과거처럼 전쟁이 흔하지 않습니다. '전략'이라는 단어를 군대보다는 기업에서 사용합니다. 직장인은 영 전략, 마케팅 전략, 인사전략, 사업다각화 전략, 저가전략, 집중화 전략, 성공전략, 혁신전략 등을 흔하게 접합니다. 흔하게 접하지만 어려운 영역처럼 느껴집니다. 가만히 뜯어보면 전략을 표현하는 영역만 다르지 쉬운 말입니다.
경영∙마케팅∙인사전략은 전략의 적용 분야를 뜻합니다. 경영은 기업 운영, 마케팅은 제품 개발부터 판매, 인사는 인력의 고용, 훈련 및 배치 분야에서 목표를 세우고 자원을 동원한다는 뜻입니다. 사업다각화∙집중화∙저가전략은 전략의 자원과 수단을 뜻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원을 다양하게 또는 집중하여 활용한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성공전략, 혁신전략은 전략의 목표를 뜻합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혁신하기 위해서 자원, 수단, 방법을 동원한다는 뜻입니다. 따져보면 별거 없습니다.
GE의 잭 웰치의 경영전략이 한때 유명했습니다. 2002년 KAIST 테크노 경영대학원의 학생 150여 명 중 존경하는 해외 CEO로 48%(72명)이 잭 웰치를 선택했으니까요.(출처: 파이낸셜뉴스, 가장 존경하는 CEO는 삼성 이건희 GE 잭 웰치, 2002-11-27). 아래는 잭 월치가 종이 냅킨에 적었다는 메모입니다. 잭 월치의 메모를 보면, GE의 구조조정 목표를 위해 1등 또는 2등 분야(Core, Technology, Service)에 자원을 배치하고, 1~2등이 아닌 분야는 고치거나 팔거나 폐쇄한다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결국, 경영전략은 목표, 자원, 수단, 방법입니다.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엘지 트윈스 프로야구단의 2016년 전략입니다. 프로야구단이니까 목표는 당연히 승리겠지요. 이 승리를 위해서 엘지 트윈스는 자원을 재배치합니다.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이 타구장에 비해서 크다 보니 홈런이 쉽지 않고, 외야 수비가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발이 느린 장거리 타자 대신에 발이 빠르고 수비가 좋은 중거리 타자와 수비수로 선수를 배치합니다. 야구의 5 툴 | 타격 정확도(컨택 능력), 타격의 파워(장타력), 수비 능력, 송구 능력, 주루 능력(스피드) 중에서 타격의 파워가 있는 정의윤 선수, 최승준 선수, 나성용 선수를 타 팀에 트레이드하고 빠르고 정확한 타자를 선택합니다. 스포츠에서도 전략은 목표, 자원, 수단, 방법입니다.
저희 집 꼬맹이는 형 하고 싸울 때, 늘 목소리를 크게 해서 집안을 시끄럽게 합니다. 처음 몇 년은 막내이다 보니 제가 버릇없이 가르쳤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빠는 네가 시끄럽게 하는 것이 싫으니 조용히 이야기하라고 차근히 타일렀습니다. 때로는 저도 같이 소리를 질렀고요. 별반 효과가 없었습니다. 형제가 싸울 때 가만히 살펴보니, 꼬맹이가 큰 소리를 내는 것은 꼬맹이의 전략이었습니다. 꼬맹이는 힘도 아는 것도 형에게 부족하니 형과 싸울 때 이길 수가 없었던 겁니다. 힘과 지식이라는 자원은 비교가 안되니 목소리라는 자원을 사용한 겁니다. 시끄럽게 하면 아빠나 엄마가 개입하게 되고, 아빠나 엄마가 개입하게 되면 최소한 일반적으로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꼬맹이는 알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큰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빠와 엄마가 집에 없으면 꼬맹이가 큰 소리를 내지 않을뿐더러 싸우는 일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꼬맹이도 형을 이기기 위해 '목소리'라는 자원, 시끄럽다는 수단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면 꼬맹이도 전략가입니다.
전략에 대한 마지막 예입니다. 제가 강남역에서 종각역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네이버 지도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고 길 찾기를 누릅니다. 네이버 지도에서 대중교통, 자동차, 자전거, 도보 경로가 나옵니다. 저는 여러 경로 중에 하나를 선택할 때, 제가 가진 자원을 검토합니다. 시간, 체력 그리고 돈입니다. 약속 시간이 촉박할 때는 빠른 경로를 선택합니다. 시간 자원이 충분할 때는 체력이 넉넉하다면 버스를, 몸이 힘들면 택시지요. 종각역에 도착(목표) 하기 위해서 시간, 체력 그리고 돈(자원)을 배치하고 교통수단을 선택합니다. 이 또한 전략입니다.
어제의 전략가와 내일의 전략가, 전략적 사고란
제가 앞서 드린 말씀, '전략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내가 가진 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하는 것'에 동의하신다면 우리는 모두 전략가입니다. 강남역에서 종각역으로 갈 때, 주말에 외식을 할 때 목표를 세우고 자원,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전략가인데, 가정, 학교 또는 회사에서 '전략이 없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는 어제의 전략을 되풀이하기 때문입니다. 전략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매번 똑같은 전략을 쓰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중∙고등학교 시절을 기억합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때가 되면 날짜를 역순으로 계산해서 매일 해야 할 공부 계획을 세웠습니다. 월요일 수학∙과학, 화요일 영어∙도덕 등 이런 식이 지요. 허나 시험이 끝나고 돌이켜보면 계획대로 준비한 적이 없습니다. 계획대로 하지 않으면서 시험 때가 되면 다시 계획 세우면서 각오와 다짐을 합니다. 이번에는 열심히 하자, 이번에는 집중하자. 결국 늘 같은 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제 실패의 원인은 목표∙자원∙수단∙방법을 바꾸지 않고 다짐만 했기 때문입니다. 다짐과 각오는 전략의 영역이 아닙니다. 기반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짐과 각오는 바뀌지 않습니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간혹 기업에서 제가 겪은 시험 준비의 실패를 봅니다. 혁신하고 변화를 기치로 강당에서 직원들이 모여서 '혁신하자, 변하자'라고 선서하고 외칩니다. '혁신과 변화'는 다짐이고 각오일 뿐입니다. '혁신과 변화'를 위해서는 목표∙자원∙수단∙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내일의 전략가 그리고 전략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어제와 다른 목표∙자원∙수단∙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작년에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올해 동일한 자원과 수단으로 달성하고자 한다면 결과는 작년과 다르지 않습니다. 목표를 바꾸던지, 자원을 재배치하던지, 다른 기업이 쓰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