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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Sep 14. 2015

경영 컨설팅이란?

전략, 프로세스, 조직 & IT

 새로 입사한 컨설턴트에게 ‘경영 컨설팅 기업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컨설턴트는 고객 기업을 위해 전략, 프로세스 그리고 IT 관련된 컨설팅을 한다고 합니다. 전략, 프로세스 그리고 IT가 무슨 관계이고 특히, 경영 컨설팅 기업이 왜 IT 컨설팅을 제공하냐고 깊이 들어가면 대부분의 신입 컨설턴트는 답이 막힙니다.


이 글에서는 컨설팅 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서비스들은 어떤 관계인지 말씀드립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I 또는 A사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I사는 Business Service, Technology Service & Outsourcing 서비스, A사는 Strategy, Technology & Operations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대략 전략, 운영, 기술 그리고 아웃소싱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설명을 시작합니다.


 제가 2000년 초반에 SK 주식회사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정확한 문구는 기억이 모호합니다만 당시 ‘우리는 마케팅 기업이다’라는 문구가 사무실에 걸려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유회사가 자신은 마케팅 기업이라고 하는지 의아했습니다.


 정유회사는 주유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포인트 정립 카드를 발급했고, 카드 발급을 통해 대규모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했습니다. 원유를 수입, 정제해서 판매하는 정유업은 대체로 안정적입니다. 한 국가의 경제가 갑자기 확대 , 축소되지 않는 한 판매되는 석유의 규모는 크게 변동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유회사는 자신의 정유사업은 안정적이니 새로운 사업을 찾게 되었고, 새로운 사업 방향으로 정유회사가 축적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을 고려합니다. 그리고 2000년 당시에는 IT를 활용한 새로운 e비즈니스를 많은 기업이 시도했었습니다.


제 추론으로는

SK(주)도 2000년 당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e비즈니스의 일종인 OK 캐시백 사업을 시작하였고, OK 캐시백 사업이 일종을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사업이므로 사무실에 '마케팅 회사' 문구를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SK(주)의 담당자에게 확인한 바가 없으므로 제 소설일 수도 있습니다만, 2000년 즈음 정유기업이 마케팅 회사를 지향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SK(주)의 OK 캐시백 사업 진출’을 예로 들어서 컨설팅 기업의 서비스를 설명하겠습니다. 아래부터는 어디까지나 컨설팅 기업의 서비스를 설명하기 위한 제 추론(소설)이고,  SK(주)와 관련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OK 캐시백 사업은 SK 플래닛의 사업 영역입니다.


‘전략’이라는 단어는 ‘계획’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신사업 전략, 조직 구성 전략 및 정보화 전략 등 다양한 수준으로 사용하고, 컨설팅 기업도 컨설팅 프로젝트에 ‘전략’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나 조금 더 명확하게 구분해서 말하자면 ‘전략 컨설팅’이라 함은 기업의 전체 사업, 조직 및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과 계획에 관련된 컨설팅 프로젝트를 의미합니다. 앞서 언급한 조직 구성 전략은 운영 컨설팅, 정보화 전략은 기술 컨설팅에 속합니다.


정유기업이 정립 카드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신사업을 추진하고자 할 때,

1) 어떤 사업?  2) 투자 자원과 예상 수익?  3) 어떤 일정과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사결정과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것이 ‘전략 컨설팅’의 주요 영역입니다. ‘전략 컨설팅’의 결과로 OK 캐시백 사업 진출이 결정되었다면, 다음 할 일은 프로세스와 조직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즉, OK 캐시백 사업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를 설계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프로세스와 조직 설계 이전에 사업 투자 자원을 마련하는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만 이는 A사와 I사의 컨설팅 영역이기보다는 투자은행 또는 회계법인의 컨설팅 영역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시 OK 캐시백으로 돌아가서 ‘프로세스’라고 하면 OK 캐시백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업무 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고객이 OK 캐시백 포인트를 적립하고 그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면

1) OK 캐시백 가맹점/제휴사 관리

2) OK 캐시백 쇼핑몰 관리

3) OK 캐시백 고객 관리 등의 기존에는 없던 업무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물론 회계, 인사, 총무 등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 프로세스에도 새로운 사업과 관련된 프로세스를 추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가 확정되면 이 프로세스를 수행할 조직, 인력, 역할과 책임을 설계합니다.


이때, 컨설팅 회사는 ‘업무 프로세스’를 진단하고 설계하는 프로세스 컨설팅 서비스, 조직, 인력, 역할 및 책임을 설계하는 HR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프로세스 컨설팅과 HR 컨설팅을 일반적으로 ‘운영 컨설팅’이라 합니다.


OK 캐시백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프로세스와 조직이 마련되었다면 100만이 넘는 고객을 엑셀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OK 캐시백 사업을 운영할 CRM, SCM, ERP 등의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때 컨설팅 기업은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시스템 구축 서비스가 기술 컨설팅입니다.


OK 캐시백 사업을 하기 위해서 고객센터와 IT 시스템 운영을 해야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센터와 IT시스템 운영이 기업 내부에 보유해야 할 핵심 역량과 기술은 아닙니다. 이 때, 컨설팅 기업에서 고객센터와 IT 시스템을 위탁 운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를 아웃소싱 서비스입니다.


전략 컨설팅 > 운영 컨설팅 > 기술 컨설팅 > 아웃소싱 서비스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수직적 통합이란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이 생산기업을 통합하거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유통채널을 가진 기업을 통합하는 것을 전방통합(前方統合)이라 하며, 이는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컨설팅 기업이 컨설팅 서비스도 ‘수직적 통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 전략 컨설팅 : OK 캐시백 사업 추진 결정

2) 운영 컨설팅 : 사업 수행을 위한 프로세스와 조직 설계

3) 기술 컨설팅 : 사업 수행을 위한 시스템 구축

4) 아웃소싱 : 비핵심 역량에 대한 아웃소싱 서비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은 각 서비스 간의 연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전략, 운영, 기술 및 아웃소싱 서비스를 수행합니다. 3개월 신사업 전략 프로젝트를  5억 원에, 6개월 프로세스 설계 프로젝트를 10억 원에, 10개월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50억 원에, 5년간 아웃소싱 서비스를 35억 원에 판매하는 것이지요. 총 6년간 100억 원의 서비스를 수행합니다.  이것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전략입니다. 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전략을 이해하면 컨설팅 기업의 주력 사업, 매출과 인력 구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위의 서비스 매출에서 전략은 5%, 운영 10%, 기술 50% 그리고 아웃소싱 35%입니다. 따라서, A사, I사와 유사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주력은 기술과 아웃소싱입니다. 물론 글로벌 컨설팅 기업 중 맥킨지, BCG 등은 기술과 아웃소싱이 없으므로 전략과 운영이 주력 서비스이겠지요.


이 글의 처음에서 신입 컨설턴트에게 ‘경영 컨설팅 기업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 물었을 때, 대답을 잘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대답을 잘못한다는 것은 자신이 입사한 기업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은 자신의 입사 전에 생각한 것과 실제 일하는 내용과의 Gap이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그 Gap 때문에 신입 컨설턴트의 50%는 2년 안에 퇴사합니다. 아마, A, I, D, P사 등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국내 신입 컨설턴트들도 유사한 상황일 것입니다.


제 글이 컨설턴트로 일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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