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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Oct 07. 2015

멋있는 고객을 떠올리며!

권한과 의무

한국에서 컨설팅 프로젝트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기업에서 일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 기업은 한국에 진출한 모든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수많은 프로젝트를  했기 때문에, 웬만한  컨설턴트는 그 기업에서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였습니다. 컨설턴트 끼리는 그 기업을 ‘컨설턴트의 무덤’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하니, 제 멘토가 가지 말라고 말릴 정도였으니까요.


여하튼, 저는 그 기업의 프로젝트에 들어갔습니다. 시장의 평가와 다른지 않더군요. 


첫째, 고객이 프로젝트의 오너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식이 확실했습니다. 그 주인의식에 기반해서 컨설턴트를 정말 잘 다룹니다. 컨설턴트가 일주일에 3일 밤새고, 하루 보고하고 보고하는 날 저녁은 일찍 퇴근하는 것을 3개월 간 반복했습니다. (물론 제 실력이 허접한 이유도 있습니다.) 


둘째, 고객이 보고서를 리뷰할 때, 단 한 글자도 허투루 지나지 않습니다. 보고서의 화살표 방향이 의미가 있는지 까지 리뷰했습니다. 한 번은 고객과 보고서를 8시간 리뷰를 했습니다. 리뷰가 끝날 즈음에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프로젝틀 1개월 정도 했을 때, 저는 아침에 출근할 때 교통 사고가 났으면 하는 맘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종료를 며칠 앞두고, 저녁에 반주를 하면서 고객이 저에게 한마디 했는데, 저는 완전 감동했습니다. 

‘이 선생, 고생했어. 내가 프로젝트를 할 때는 몰아 부쳤지, 그것은 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 권한을 사용한 거지. 이제 프로젝트가 끝나가니 이제 내 의무를 해야 할 때가 왔네. 프로젝트 결과는 내가 책임질게. 프로젝트 종료 후 결과에 대해 내가 이 선생을 다시 찾지 않을 거야. 가끔 와서 일 이야기하지 말고, 저녁이나 같이 하세.’


3개월 간의 고통이 사라지고, 내가 이렇게 멋있는 고객과 일했다는 자부심이 생기더군요.


지금도 그 고객을 가끔 생각합니다.


[위는 저의 아주 편협한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일 뿐이며, 위에 언급된 기업의 실제와는 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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