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할 때
제안서나 보고서의 초안을 작성하면 동료 또는 상사가 모여서 함께 리뷰를 합니다. 리뷰할 때, 대안 없이 '아닌데, 아닌데'하는 상사가 제일 어렵지요. 가끔 고객 중에는 그런 분이 있는데 다행히 컨설팅 회사에서는 그런 상사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안서나 보고서의 전체 스토리를 뒤집어 버리는 상사는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작성자도 책임이 있습니다. 제안서를 작성하는 주요 마일스톤별로 상사와 제안서의 주요 맥락을 협의했다면 전체 스토리가 바뀌는 경우는 없겠죠.
여러 가지 이유로 상사와의 리뷰가 유익하지만 즐겁지는 않습니다. 제안 팀이 준비한 스토리와 논리의 허점, 부족하거나 잘못된 표현 그리고 심지어는 오타까지 지적받기 때문이지요.
제가 상사와 제안서 리뷰할 때, '읽는 사람 관점에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배운 에피소드를 공유합니다.
최고로 까칠한 상사와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제안의 발표본을 리뷰할 때였습니다. 제안 목차는 회사 소개 부문이었고, 구체적으로 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는 장표였습니다.
제안 발표본의 해당 장표의 헤드메시지는 '제안사는 여러 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이고 본문은 '대학과 회사 관계자의 협정식 사진' 그리고 졸업 예정인 대학생이 회사에서 일정기간 인턴으로 근무하고 일부를 컨설턴트로 채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까칠한 상사가 '아니 문구를 왜 저렇게 썼어, 누가 썼나?'하면서 다음으로 변경을 지시했습니다.
'제안사는 산학협력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며, 현재 산학 협력할 대학을 찾고 있습니다."
상사는 까칠했지만 제안 발표에 참석할 대학 관계자를 고려하면, 상사의 메시지는 읽는 사람을 고려한 최상의 메시지였습니다. 상사의 메시지는 대학 관계자에게 '저희 회사가 프로젝트를 하면 당신 대학의 학생에게 인턴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간접적이고 강력하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추신 : 글을 읽는 분 중에서 보고서 리뷰 또는 작성 방법에 대해서 조언이 필요하신은 sejeleeac@gmail.com으로 연락 주세요. 제 의견을 3일 안에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