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대기업의 CEO를 우연히 사석에서 뵈었습니다. 제 과거의 직업을 말씀드렸더니,
“컨설팅 회사와 여러 번 같이 프로젝트를 해봤는데, 컨설턴트가 글을 잘 쓰더군….”
그분의 말씀은 컨설팅의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는데, 저에게는 ‘글’이라는 단어가 다가왔습니다.
물론, 컨설팅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에 대해서 반성한 부분도 있지요. 그분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면, 컨설팅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질은 ‘글’이라는 것입니다.
테크니션이 ‘글’을 써야 할 때, 구체적으로 파워포인트 문서에 직면했을 때, “컨설턴트는 멋있는 말만 하지, 내용은 없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테크니션을 예로 들었지만, 일부 주니어 컨설턴트도 테크니션과 같이 ‘글’는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효과적으로’,’효율적으로’,’성공적으로’,’극대화’ 등의 미사여구와 화려한 색채와 도형으로 구성한 ‘파워포인트’ = 컨설턴트의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CEO가 말씀하신 “글을 잘 쓰더군”의 뜻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생각을 잘 정리해서 ‘글’로 옮겼다는 뜻입니다.
CEO의 말씀을 다시 풀어보면
“내가 이 기업에서 30년 근무했어. 컨설턴트가 말하는 것은 나랑 우리 직원도 다 아는 거야. 뭐 새로운 것이 없네. 그런데, 컨설턴트가 우리의 현황, 이슈 그리고 미래 등은 잘 정리하네.”
주니어 컨설턴트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 있다면,
첫 번째는 생각을 정리, 두 번째는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과 글을 나누었지만, 실제 생각과 글은 서로 보완적입니다. 생각을 글로 옮기면 생각이 객관화되어 넘치거나 부족한 점이 보입니다. 글에서 넘치고 부족한 점을 제거하거나 추가하면 생각이 새로워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생각과 글을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생각과 글 정리를 훈련하려면 신문 기사를 정리하면 좋습니다. 신문 기사는 Fact, Insight 그리고 Insight의 흐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사를 정리하면 Fact와 Insight 그리고 흐름이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생각에서 글로, 글에서 생각으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사를 보고서로 요약하는 연습은 Brunch에 다른 글로 작성하겠습니다.
글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주니어 컨설턴트의 기본 자질은 갖추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