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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Sep 15. 2015

인턴에게 드리는 말씀

직장 생활 시작할 때 Tip!

제가 컨설팅 기업에서 일할 때,

컨설팅 기업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들과 함께 근무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인턴분들은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경험을 원하셨지만, 1~2개월의 짧은 인턴십 기간과 바쁜 프로젝트 일정 등으로 인턴분들이 원했던 것을 제대로 못 챙겨 드렸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어떻게 하면 몇 가지라도 챙겨 드릴까 고민 후 인턴분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3~4가지 사항을 늘 말씀을 드렸습니다. 두 가지는 일 할 때 참고할 사항이고, 두 가지는 해야 할 일입니다.



일 할 때 참고할 사항

1. 수박 사오기 

여름이라면 인턴분들, 시니어 컨설턴트 1~2명과 함께 회의를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인턴분들은 긴장과 기대로 회의에 참석합니다. 회의가 시작되어 가벼운 말들이 오고 갈 때, 제가 “혹시, 수박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근처에 마트가 있습니다.” 인턴분은 “네, 알겠습니다.”하시고 약간 머뭇거립니다. 제가 “제 카드로 결제하시면 됩니다.” 이때, 많은 경우 인턴분은 마트로 출발하려고 합니다.


마트로 출발하려는 인턴분에게 갑자기 수박을 요청드린 것은 다른 뜻이 있었다고 말씀드립니다. 처음 일을 할 때, ‘신속’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정확’입니다. 실수 없이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려면 ‘왜’, ‘언제’ 그리고 ‘어떻게’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왜’, ‘언제’ 그리고 ‘어떻게’ 수박을 먹으려고 하는 건지, 선물하려고 하는 건지 또는 화가 나서 부수려고 하는 건지 수박이 지금 당장, 퇴근할 때 또는 내일 필요한지 수박이 통째로, 잘게 부수어서 또는 접시에 담아서 가져와야 하는지  일의 본래 목적과 내가 추진하는 목적이 다르면 대부분 일을 다시 해야 하므로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됩니다. 


일을 준 사람에 비하여 일을 하는 사람은 제한된 정보로 판단해야 하므로 두 사람이 다른 곳을 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인턴 또는 신입분들은 모든 일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컨설턴트는 야근, 주말 근무, 늘 정신없이 바쁘니자신도 맡은 일을 내일 출근 전까지 끝내야 할  것처럼 보입니다. 컨설턴트가 바쁜 것은 맞지만 맡은 일들마다 개별 일정이 있습니다. 반드시 선입선출이 아닌 것이지요. 


일을 준 사람에게 일이 언제까지 끝나야 하는지 확인하고, 자신은 그 시간을 지킬 수 있는지 검토하고, 일을 준 사람과 확정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 없이 주문받은 시간대로 일을 하다가 목표 시간을 못 지키면 더  난처해집니다. 그리고, 목표시간을 확인해야 여러 일을 해야 할 때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금요일까지 일을 끝내고 주말은 쉬어야지 생각하지만 중요한 제안과 보고일 경우는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주말에도 일을 했습니다. 중요한 일은 일정 세울 때 반드시 Contingency를 고려하세요. 


마지막은 ‘어떻게’입니다. 컨설턴트는 ‘맨 땅에 헤딩한다’는 표현을 씁니다. 늘 맨 땅일 수는 있지만 컨설턴트들은 ‘헤딩’하는 방법을 몇 가지는 가지고 있습니다. 헬멧을 쓰고 얼은 땅을 쪼개야 하는지, 부드러운 모래나 진흙을 찾아 부딪쳐야 하는지 장그래처럼 창의성을 발휘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을 할 수는 있지만 장그래는 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현실은 장그래 만큼 노력하는 것만으로 벅찹니다. 


인턴 또는 신입분들은 고참에게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세요. 일이라는 것이 같아 보이지만 다르고, 달라 보이지만 같은 구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주문한 사람은 나름의 과정과 결과를 대략 그려놓습니다. 그것을 뛰어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정도는 알아서 해야지, 뭘 물어봐!’하는 컨설턴트가 간혹 있는데, 이 때는 어떻게 하겠다고 계획을 세워서 컨설턴트와 리뷰하면 됩니다. 리뷰할 시간조차 없다면 계획을 이메일로 보내고 의견을 부탁하면 됩니다. 현명한 컨설턴트라면 처음부터 의견을 주거나, 중간이라도 의견을 드립니다. 왜냐하면 처음과 중간의 의견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결과에 대해서 ‘이것은 방향이 틀렸다’라고 하는 컨설턴트가 있습니다만, 이런 경우는 밤새야지요. 인턴분 또는 신입사원분들이 모두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의욕을 올바른 방향으로 펼치도록 보완하는 것이 ‘정확’이니


‘왜’, ‘언제’ 그리고 ‘어떻게’를 확인하시고 달려나가시기 바랍니다.

‘정확’을 ‘강조하는 데 수박 사오기’가 억지가 있습니다만, 구체적인 사례를 만들어서 설명할 수 있어서 기억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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