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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Dec 30. 2015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이 빨리 흐르는가

어제와 같은 오늘이 쌓일수록 시간은 속도를 낸다.

 하루 남았다. 이쯤 되면 뭔가 얻지 못하고 떠나보낸 한 해를 후회하고, 사고 없이 무심히 지나가 준 시간이 고맙다. 금세 흘러갔다. 흩날리는 벚꽃, 뜨거운 햇살이 어제 같은데 두터운 겉옷 없이 길을 나서기 어렵다. 


작년 이쯤에 서점에 들렀다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책을 샀다. 읽다가 지루해서 거실 한편에 모셔놨는데, 한 해가 지나가는 오늘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은 시간에 대한 느낌은 기억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다우베 드라이스마가 정리한 시간과 기억에 대한 몇 가지 주장과 사실을 알아보자.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이 빨리 흐르는가', 다우베 드라이스마 지음



- 모래시계를 뒤집을 때마다 시간이 새로 복원된다. 그냥 팔을 뻗어 모래시계를 뒤집어놓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자주 시계를 뒤집어놓아도, 시간은 점점 빨리 흐를 뿐이다. 모래시계 속에 모래알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매끄럽게 다듬어져서 나중에는 마찰이 거의 없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모래시계가 오래된 것일수록, 모래가 빨리 흘러내린다.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모래시계의 시간은 계속 빨라진다. 이처럼 시계로서 부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모래시계 속에는 은유가 숨어 있다. '사람의 경우에도 해가 갈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흘러서, 마침내 모래시계 아래쪽이 가득 차는 날이 온다. 사람에게도 점점 더 그 흔적이 남는다.', (모래시계의 책, 에른스트 윙거) -


- 사람의 인생 중에 어떤 기간의 길이에 대한 느낌은 그 사람 인생의 길이와 관련되어 있다. 열 살 자리 아이는 1년을 인생의 10분의 1로 느끼고, 쉰 살의 남자는 50분의 1로 느낀다. ( 프랑스 철학자 폴 자네 ) -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점점 빨리 흐르기 때문에 한 해 한 해가 자꾸 줄어든다. 마흔 살, 쉰 살 생일이 지나면, 열다섯 살이나 스무 살 때에 비해 1년의 길이가 훌쩍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단조로운 기억,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회상의 단순화, 어렸을 때 사람들은 항상 주관적으로든 객관적으로든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불안감은 생생하고, 기억은 강렬하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이런 경험들 중 일부가 자동적인 일상으로 변해 사람들이 거의 의식하지 못하게 되고, 하루 또는 일주일 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알맹이 없이 기억 속으로 섞여 들어간다. 그래서 한 해의 기억이 점점 공허해져서 붕괴해버린다. ( 미국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 -


- 심리적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반주 삼아 우리 내부의 시계에 맞춰 똑딱거리며 사라져간다. 시간의 길이와 속도는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다. 인생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은 시간에 대한 온갖 환상들 중 일부다. 어떤 환상들은 몇 초나 몇 분만 차지하기만 하지만, 며칠이나 몇 년 또는 그보다 훨씬 더 긴 기간을 차지하는 환상도 있다. ( 네덜란드 심리학자 다우베 드라이스마) -


어제와 같은 오늘이  쌓일수록 시간은 속도를 낸다.


 결국,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기억을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는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낀다. 1년 전 회사에서, 가정에서 한 일을 오늘도 하고 있다면 시간은 특급 열차와 같다. 시간이 멀리 도망가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울 방법은 새로운 일과 경험을 찾는 것이다. 도전만이 서두르는 시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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