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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제이 Jan 27. 2020

유네스코 루트

- 이탈리아 10편

우르비노 / Historic Centre of Urbino (유네스코 문화유산 #828)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의 고전적 예술을 완성한 3대 천재 예술가인 라파엘로 산지오는 이탈리아 중부지방 동쪽에 마르케 지방에 위치한  ‘우르비노(Urbino)’라는 산 위의 도시에서 1483년에 궁정 시인이자 화가인 조반니 산티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 도시는 15~16세기에 르네상스 문화가 번창하게 만든 수많은 학자들과 화가들이 모여 살았던 곳으로  유럽 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도시였다.  더욱이 산 아래쪽의 이탈리아 반도의 수많은 도시국가들의 전쟁과 경제적 정체(Stagflation)는 학자들과 화가들이 산 아래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이 높은 도시에서 르네상스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게 하는 계기가 되게 하였다.


도시의 입구에 도착하면, 커다란 라파엘로의 동상이 우리를 반긴다. 동상의 얼굴 방향은 우르비노 전체를 바라보고 있고, 손에는 붓을 들고 있다. 마치 우르비노라는 도시를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내려는 것처럼 말이다.

마을 초입의 라파엘로 동상과 라파엘로 생가 모습

도시 입구부터 가파른 언덕이 펼쳐져 있는데, 조금 내려가다 보면 라파엘로의 생가에 이르게 된다. 라파엘로는 약 15년 정도의 세월을 여기서 보내면서 그림을 그리다가, 문하생이라는 이름으로 페루지아라는 도시로 건너가게 되고, 그 이후 피렌체, 마지막 생애는 로마 바티칸에서 성 베드로 성당의 미술 감독을 지내게 된다. 건축에도 조애가 깊어 성 베드로 성당 축조에도 관여하다 37살의 짧은 생을 마무리하게 된다.


기원전 3세기부터 시작된 우르비노의 역사는 15세기 중반 공작이었던 페데리코 2세(Federico II)가 도시를 재정비하는 운동을 벌였다. 전체적인 도시 구조는 흐트러뜨리지 않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설계에 따라 성벽을 재건하였다. 

우르비노 시내의 모습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두칼레 궁전으로 이탈리아 12개 절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외부는 주로 벽돌을 사용하여 비교적 소박한데,  내부는 좀 더 화려하며, 특히 중앙의 뜰은 우아한 아치와 조각 장식과 비문으로 장식되어 있다. 저택의 피아노 노빌레(Piano nobile, 르네상스 건축물의 주요층)는 바로치(Barocci)가 설계한 멋진 계단을 통해 들어간다.

두칼레 궁전 외부와 내부 아치 장식

두칼레 궁전 서쪽 면은 2개의 가느다란 탑과 측면에 첩첩으로 솟은 3개의 로지아(한쪽 이상의 면이 트여 있는 방이나 복도)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 구조는 벽돌과 창틀, 2개의 위쪽 로지아와 돌로 만든 몇 가지 장식이 있다.

두칼레 궁전 서쪽 면

궁전 옆에는 우르비노 두오모 성당은 원래 1201년에 지어진 것인데, 17세기에 대지진으로 거의 무너진 것을 우르비노 출신의 클레멘스 11세 교황(Clement XI, 1700~1721 재위)시절에 보수공사를 시작하여, 비오 7세(Pius VII)가 교황으로 있던 18세기 말 개축한 성당이다. 교황청 건축가였던 주세페 발라디에르(Giuseppe Valadier)의 설계로 만들어진 신고전주의 성당이며, 성당 내외부에 르네상스 시대의 중요한 예술 작품이 간직되어 있다. 

우르비노 두오모 성당

해발 485미터 산 위에 위치한 도시 '우르비노'가 르네상스 문화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은 아마도 아래쪽 동네가 너무 어지러웠기 때문이었다.  사회가 어지러울 때, 오히려 사람들은 사상이나 예술을 창조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것을 우르비노의 사례를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대지가 길고 긴 겨울을 나야만 새싹을 심을 옥토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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