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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제이 Mar 15. 2020

유네스코 루트

- 이탈리아 15편

아시시 &  프란체스코 성당 / Assisi, the Basilica of San Francesco and Other Franciscan Sites (유네스코 문화유산 #990)


프란체스코 성인의 고향 ‘아시시’는 가톨릭 성지중의 성지이다. 프란체스코 성인이 태어난 생가에서부터 성인을 기리는 성당, 그의 교리를 따르는 프란체스코 수도회 본원이 있는 곳이다. 

프란체스코 성인은 1182년 아시시 거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스무 살 때 이웃 도시인 페루지아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1년간 포로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때 몸이 쇠약해져 오랜 기간을 병석에서 보냈다. 가까스로 건강을 되찾은 후에는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다 뒤늦게 아시시 마을에 있는 산 다미아노 성당에서 깨달음을 얻고 ‘청빈한 삶’을 추구하는 수도자로 살게 되어, 이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여 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생겨났다.


이후, 로마 교황청에 수도회 인가를 요청하였지만, 교황은 당시 세속화된 가톨릭과는 달리 청빈한 삶을 추구하는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인가를  거절한다. 하지만, 그날 밤 교황은 한 교회가 무너지는데, 프란체스코 성인이 이를 떠받치는 꿈을 꾸게 된다. 이 꿈으로 프란체스코가 가톨릭을 구원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수도회에 정식 인가를 내준다.   


아시시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은 ‘아시시의 상징’으로 불리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다. 프란체스코 사후 2년 뒤인 1228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에 의해 성인으로 시성 됨과 동시에 성당 건설이 시작되었다. 아시시의 서쪽 언덕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성전 안뜰 쪽으로 성 프란체스코 수도원이 있다.

성 프란체스코 성당 전면 / 안뜰의 수도원

1층은 프란체스코 성인의 무덤과 세례당이 있다. 벽면은 비잔틴 미술을 르네상스로 전환시킨  '치마부에'가 그린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다. 2층은 르네상스 미술의 아버지 격인  '조토'가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그린 28개의 프레스코화 연작이 장식된 예배당이 있다.  이 프레스코화는 초기 르네상스 미술의 최고 걸작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이 프레스코화를 보기 위해서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한다. 

성당 2층 '조토'의 프레스코화  / 6번 교황의 꿈 / 19번 성흔을 받는 프란체스코 성인

프란체스코 성인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생가는 현재는 성당으로 변경되어 있으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성인이 태어난 곳은 당시의 모습 그대로를 잘 보존하고 있다.  이곳 성지는 수많은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곳곳에서 기도하는 순례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수도생활을 하던 프란체스코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프란체스코의 아버지가 그를 사슬에 묶어 가두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를 상징하듯 성당 앞에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사슬을 풀어준 어머니의 모습이 청동상으로 세워져 있다.

프란체스코 성인의 생가

아시시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는 '산타 키아라 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곳은 프란체스코 성인과 함께 성인으로 추앙받는 성녀 클라라(키아라)를 위해 만들어졌다.  원래 귀족의 딸이었던 클라라는 16살에 프란체스코 성인의 설교에 감동을 받고,  프란체스코 성인의  첫 번째 제자가 된다.  클라라 성녀는 여성을 대상으로 프란체스코의 뜻을 전하였고, 그녀를  따르는 수많은 여성이 모여 클라라 수녀회를 만들게 되었다.


산타 키아라 성당과 성당 앞 광장

아시시는 프란체스코 성인의 삶을 닮았다. 젊은 시절 타락했었던 본인의 삶을 회개하고, 청빈한 삶을 살았던 프란체스코 성인의 삶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방문하는 이들에게 쉼과 회복을 전해주는 그런 도시이다. 삶의 여유가 필요할 때, 회복이 필요할 때 방문한다면 큰 의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마치 전쟁터에서 터벅터벅 말을 타고 고향으로 돌아온 프란체스코 성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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