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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제이 Nov 17. 2019

유네스코 루트

- 이탈리아 3편 

사보이아 가문 저택들 (토리노 시내; 유네스코 문화유산 #823)


2000년 전의 융성했던 로마 제국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오늘날의 이탈리아가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에 통일되었다는 것을 알기 힘들 것이다. 로마제국 멸망 후, 약 1500년 동안을 분열된 여러 국가들로 나누어졌다가, 1861년 토리노를 배경으로 하는 사보이아 공국의 통치자이자 사르데냐 왕국의 왕인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초대 왕으로 하는 이탈리아 왕국이 성립되었다.


사보이아 가문은 약 10세기부터 북부 이탈리아와 남부 프랑스 지역에서 세력을 쌓기 시작해서, 1416년 신성로마제국 황제에게 국가 인정을 받으면서 ‘사보이아 백국’(황제의 지배를 받는 백작이 지배하는 국가) 형태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후 1424년 오늘날의 토리노를 중심으로 하는 ‘피에몬테  대공국’(공작이 지배하는 국가)로 영토를 확대하게 되었다.


이후 프랑스에 흡수되기도 하고, 다른 공국의 침략을 받기도 했으나, 결국 사보이아 가문의 수장이었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반도를 통일한 이탈리아 초대 왕이 되었다.


이러한 사보이아 가문의 건물들은 토리노를 비롯한 피에몬테 지방에 골고루 퍼져있는데, 가장 대표직인 건물이 토리노 중앙에 위치한  ‘팔라쪼 레알레(Palazzo Reale)’ 왕궁이다.

팔라쪼 레알레 정문 모습

이 왕궁은 16세기에 지어졌고, 17세기에 사보이아 가문에 시집왔던 프랑스 왕 루이 18세의 동생인 크리스틴 마리에에 의해서 바로크식으로 개조되었다.


1946년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이후, 이 왕궁은 이탈리아 정부 자산으로 흡수되어 박물관으로 바뀌게 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팔라쪼 레알레 내부 모습

팔라쪼 레알레 왕궁의 예배당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의 ’(sindone)가 보관되어 있었는데, 가톨릭 교회에서 여러 번 탄소 테스트 등 과학적인 검증을 시도하였으나, 아직까지 이 수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밝혀 내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수의를 ‘복음의 거울’이라고 칭한 바 있다. 오늘날은 왕궁 옆에 붙어있는 토리노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의' 전시

팔라쪼 레알레 왕궁과 함께 199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다른 13개의 사보이아 가문의 저택들은 토리노市와 피에몬테州에 넓게 퍼져 있다.


o 토리노市 소재

 : Palazzo Reale, Palazzo Madama, Palazzo Carignano, 

   Castello del Valentino, Villa della Regina


o 피에몬테州 소재

 : Palazzina di Stupinigi, Reggia di Venaria Reale, Castle of La Mandria,

   Castle of Rivoli, Castle of Agliè, Castle of Moncalieri, 

   Castle of Racconigi, Pollenzo Estate,    Castle of Govone 

팔라쪼 레알레 궁전 뒷뜰

과거 위용을 자랑했던 사보이아 가문의 왕궁이지만, 궁전 뒷뜰을 일반인들에게 공원으로 제공하는 모습이 최근 우리나라 왕궁들의 일반인 공개를 떠올리게 하였다. 사람과 문화재의 공존. 이것이 우리가 문화재를 보다 가깝게 느끼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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