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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루트

- 이탈리아 4편

by 포레스트 제이

카스텔 델 몬테 /Castel del Monte (바리 서쪽 60km 거리; 유네스코 문화유산 #398)

바리항구1.JPG 바리 항구 모습
바리의 야자수.JPG 바리 시내의 야자수

이탈리아 반도를 여성용 부츠(장화) 같다고들 많이 말하는데, 이 부츠의 뒷 축에 위치한 곳이 풀리아 지방(Puglia)이다. 이 풀리아 지방은 다른 지방과는 많이 다른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아드리아해를 끼고, 크로아티아와 알바니아, 그리스, 터키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으로, 그리스와 이슬람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풀리아 지방의 주도인 ‘Bari(바리)’에서 서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산 정상에 마치 우주인들이 지었을 법 한 독특한 팔각형의 성(城)을 만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카스텔 델 몬테’이다.

20191109_111003.jpg 산 위에 우뚝 솟은 '카스텔 델 몬테'의 모습

이 성은 전체적으로 정팔각형 형태로 되어 있으며, 각각의 모서리에 팔각형 지붕을 한 탑, 그리고 안뜰 자체도 팔각형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900년 전인 1240년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프리드리히 2세에 의해 군사적인 요새로 만들어졌다. 주위를 모두 살펴볼 수 있도록 완벽한 팔각형으로 만든 이유는 사방팔방의 적을 감시하기 위한 용도였지만, 평상시에는 해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의 변화를 관찰하는 천문학적인 역할도 담당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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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 델 몬테 구조 설명

정문은 동쪽으로 나있어서, 춘분과 추분의 해가 뜨는 위치에 정확히 맞춰져 있다. 건축학적으로 고대 그리스 코린트식 건축의 영향을 받은 듯한 세로로 골이 파져 있는 장식용 기둥이 옆에 있고, 문 자체는 13세기 당시 유행하던 고딕 양식의 첨두아치 형태를 띠고 있다. 문 위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작은 창문과 장식용 창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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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모습과 입구의 사자상

사자상이 위에서 지키고 있는 정문을 통과하면, 8개의 방이 나누어져 있는 1층이 나오고,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뜰이 나오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하늘은 정팔각형이 보이는 하늘의 모습이 보인다.

20191109_110144.jpg 안뜰에서 보이는 팔각형 하늘

여기서 다시 안쪽으로 들어와, 계단을 올라가면 2층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또 다른 8개의 방이 더 존재한다. 즉, 각각의 모서리를 담당하고 있는 8개의 탑 위쪽으로 방들이 있고, 서로 연결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 방들에서 바깥을 바라보면, 포도밭과 넓게 펼쳐진 평지들이 보인다.

20191109_110312.jpg 2층에서 보이는 바깥쪽 넓은 평지

이 성안에는 아픈 역사가 2가지 있는데, 1253년부터 얼마간 감옥으로 쓰였으며, 1528년에는 프랑스의 공격을 받아 성 일부가 부서지고 훼손되었다. 그 이후, 1552년 카라페 가문이 인수하여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다.


카스텔 델 몬테는 1936년 이탈리아 정부 문화재로 등재되었고, 199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이탈리아에서 발행하는 유로화 동전 중 가장 작은 단위인 1센트 주화 앞면에 이 성(城)이 새겨져 있다. 이탈리아 문화유적지 중 스무 번째로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는 통계가 말해 주듯, 적어도 이탈리아에서는 우리나라 10원 동전에 새겨져 있는 다보탑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싶다.

1센트_몬테성.JPG 유로화 1센트 (이탈리아 발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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