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레스트 제이 Dec 02. 2019

유네스코 루트

- 이탈리아 5편

마테라 동굴 거주지와 암석 교회 /The Sassi and the Park of the Rupestrian Churches of Matera (바리 남서쪽 60km 거리;  유네스코 문화유산 #670)

2019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도시 ‘마테라’는 이탈리아 남부 바실리카타州에 있는 도시로 선사 시대 때부터 사람들이 바위산을 파서 만든 마을의 모습이 아직까지 원형이 많이 보존된 상태로 남아있는 곳이다.

이탈리아 반도에 초기 정착한 원주민들의 동굴마을로부터 시작되어, 2~3천 년에 걸쳐 집과 교회들이 하나둘씩 생겨가며 오늘날의 모습이 형성되게 되었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Christ)’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B.C. 와 A.D를 구분하는 기원전후의 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의 설명에 따르면, ‘ 지중해 지역에서 지형과 생태계에 완벽하게 적응된 가장 충실하고 손상되지 않은 혈구 정착지’라고 한다.


중세 마을의 초입에 들어서면,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 한다. 바위를 깎아 만든 교회는 아니지만, ‘평화의 기도’로 잘 알려진 성 프란체스코 성인의 이름을 닮은 경건한 마을의 느낌을 잘 대변해주는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었다.

성 프란체스코 성당 외부와 내부의 모습

발길을 시내 쪽으로 좀 더 옮기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Piazza Giovanni Pasocoli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마테라 전체의 웅장한 정경을 맞이 하게 된다.

'마테라'의 웅장한 정경

즉, 도시는 양쪽으로 나눠져 이쪽 언덕에는 중세 마을이, 다른 쪽에는 선사시대의 동굴 거주지들(Sassi)이 형성되어 있고, 양쪽을 가로지르는 작은 개천이 보인다. 

오른쪽 선사시대 동굴 거주지(Sassi)
중세식 마을(왼편)과 중간을 가로 지르는 개천

중세식 마을의 가장 아래쪽에는 커다란 암석산을 깎아서 만든 Madonna de Idris e San Giovanni in Monterrone성당이 자리 잡고 있다. 암석 내부를 파내어 만든 만큼, 특이한 예배당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12세기에서 17세기까지의 프레스코화들이 성당 내부 곳곳에 그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사진 촬영은 허가되지 않아 외부 모습만 촬영이 가능하다.

Madonna de Idris e San Giovanni in Monterrone 성당 외부 모습


마을 중간쯤을 가다 보면, Casa Grotta라고 동굴 집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 있었는데, 집안에 침실과 부엌, 또 마구간이 한 동굴 안에 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언덕을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어 말을 교통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고, 거의 인간과 식구처럼 지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집 바로 옆에 성당이 있어서 종교와 삶이 일체화된 중세 시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Cassa Grotta의 집과 성당의 모습

마테라의 모습은 밤이 될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선사시대 동굴 거주지 쪽 맨 위의 전망대에서 보면, 동굴 집들 사이에 하나둘씩 켜지는 불들이 마치 반딧불 같이 반짝인다.


현대식 아파트의 숲 속에 살아가는 많은 한국의 도시 거주민들에게는 예전 선사 거주민들이 살았던 아파트와도 같은 이 마테라의 암벽 마을의 모습이 매우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탈리아 여행 중 눈이 번뜩 뜨일만한 스펙터클한 장관을 원한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한번 꼭 방문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도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불빛이 하나둘 들어오는 해 질 녘 '마테라'


작가의 이전글 유네스코 루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