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 갈 일이 있어 지하철을 탔다. 역마다 서고 달리기를 정해진 간격으로 하다가 한 역에서 출발이 늦다. 잠시 궁금증이 생기자 곧 방송이 나온다.
"우리 열차는 이번역에서 1분간 정차후 출발하겠습니다."
궁금했던 내용이 나왔다. 정차에 대한 궁금증이 몇 초간 머무른 뒤 해소되자 곧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대개 기차가 멈추면 뒷 차를 먼저 보낸다던가 앞차와 간격을 맞추기 위해 정차한다는 방송이 뒤따라 나오기 마련인데 오늘은 없다. 왜지? 왜 1분간 정차하는 걸까? 원인을 모르는 내용은 알아도 다 안 것 같지가 않다.
2008년 회사 다닐 때 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직원들 임금을 한시적으로 삭감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2009년 시무식에서 대표이사가 신년사를 통해
"위기극복을 위해 전직원 임금을 15% 반납하기로 했다" 라고 말했다. 나는
'누가? 내가? 언제 나한테 물어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회사 매출이 줄어드는 마당에 어떤 직원이 임금 반납에 불만이 있을까?
내가 가진 불만은 '임금 15% 반납이라면 경영진에서 논의가 되었을텐데 신년사에서 덜컥 발표하기전에 각 팀장을 통해 팀원들에게 미리 전달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배려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사람은 상황의 내용이 궁금하다.
내용의 원인이 궁금하다.
배려받고 싶다.
소통하고 싶다면 내용과 원인을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배려 받는 기분이 들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