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퀴프로스섬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살았다. 아프로디테를 믿는 퀴프로스 사람들은 풍기문란하기로 소문이 나있어 지금도 퀴프로스 사람을 뜻하는 영어 Cyprian 사이프리언은 음란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기까지 한다.
피그말리온은 퀴프로스 사람이었지만 여느 사람과는 달랐던 모양이다. 풍기문란한 사람들을 싫어한 나머지 남자임에도 자신의 집에는 여자를 들이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대신 대리석으로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 조각상을 만들어 갈라테이아라 이름 짓고 마치 연인을 바라보듯 함께 살았다. 그러던 어느해 아프로디테 축제일에 제물을 바치고 갈라테이아를 자기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자신의 축제일에 참석한 아프로디테 여신은 피그말리온의 간절한 기도를 듣고 조각상에 온기를 불어 넣었다. 피그말리온의 사랑과 간절한 소망 덕분에 조각상은 사람으로 변했고 둘은 결혼해서 아들 파포스를 낳았다.
오늘날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속 인물로서가 아닌 피그말리온효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사람이 자신을 또는 다른 사람을 믿고 사랑하면 그 신뢰받는 대상은 신뢰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게되어 정말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이루어진다는 말과도 통하는 말이다. 실제 피그말리온의 이야기는 많은 심리학자와 경영학자에 의해 연구되어 피그말리온 효과라 불리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이렇다.
조직의 상사나 집에서 부모가 자식을 유능하다고 믿는다. 믿게 되면 자신이 먼저 그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상사나 부모로부터 기대를 받고 그에 맞는 지도를 받는 사람은 실제로 자신이 가능성있는 사람이라 믿게 되고 상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열심히 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성과가 창출된다. 이것이 피그말이온 효과다.
피그말리온효과를 지각의 관점에서 보면 분명 지각오류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해석한 것이 아니라 일부러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인지적 일관성에 의하면 사람은 자신이 지각한대로 태도를 취하고 태도를 취한 대로 행동한다고 했다. 부하직원이나 자식에게 이 사람은 성공할 사람이고 좋은 환경이 주어지면 분명히 잘 될 수 있는 사람이라 지각한 결과로 자신이 먼저 그에 맞는 태도를 취하고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행동이란 리더십을 말한다.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니 부하직원이나 자식은 동기가 부여되고 동기는 행동을 낳고 행동은 성과를 낳게 된 것이다.
세상에 나쁜 부하는 없고 나쁜 상사만 있다. 나쁜 제자는 없고 나쁜 스승만 있다는 말을 상기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것과 반대되는 개념도 있지 않을까? 바로 스티그마효과, 낙인효과로 불리는 것이다. 한번 찍힌 사람은 상사도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되고 기대가 없으니 리더십도 발휘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속해서 저조한 성과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12angry men에서도 피그말리온 효과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는 아래층에 사는 노인이 다른 사람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자신이 소년의 목소리를 직접들은 증인이라고 주장했고 자꾸만 그렇게 주장하다보니 정말 자신이 소리를 들었다고 믿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한 지각오류다.
영화의 장면은 다소 부정적인 모습으로 피그말리온 효과가 설명되긴 했지만 상대방의 긍정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수단인 지각해석 오류는 범해 볼만하지 않을까?. 실제 현실에서는 다소 부족한 부하직원이고 자식이라 할지라도 지각해석의 오류를 범하여 좋은 사람, 가능성 있는 사람으로 믿는 것이다.
그보다 앞서 나 자신을 한번 믿어 보는건 어떨까?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 한다면 나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