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

by 손정 강사 작가

읽어서는 알지 못하고 내 머리로 깨우쳐야 알 수 있다.


장자- 천도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제나라 왕 환공이 대청마루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이때 윤편이라는 사람이 마루 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었다. 윤편은 환공에게 물었다.

"외람되지만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무엇을 기록한 책입니까?"

"성인의 말씀이니라"

"그 성인이 살아 계십니까?"

"이미 돌아가셨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사람의 찌꺼기와 껍데기일 뿐입니다"

"과인이 책을 읽고 읽는데 바퀴깎는 놈이 어찌 왈가왈부하느냐, 내가 납득하도록 설명하지 못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가 하는 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퀴통의 구멍을 깎을 때 느슨하게 하면 헐렁해서 잘 빠지고 빠듯하게

하면 빡빡하여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알맞은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손에 익고 마음이 그에 호응하여야 가능한

것입니다. 입으로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을 것인데 표현할 길이 없어 아들에게도 못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옛 성인의 말씀도 전해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을 것인데 그들은 그 무엇과 함께 죽어버렸습니다. 그런즉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사람이 남긴 찌꺼기 일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형체와 색깔, 이름과 소리등을 가지고 그것의 실상을 다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형체와 색깔,이름과 소리등으로는 그 실상을 파악할 수 없다. 그러므로 아는 자는 말하지 못하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장자 - 천도편 중에서


[나의 해석]

우리는 지식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는 마치 자신이 똑똑해지고 지혜로워졌다고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책에 있는 지식은 내 머리속으로 들어와서 나만의 생각으로 가공되어 내 생각으로 변환되지 않는 이상

그저 다른 사람의 말에 불과하다. 성인의 말씀도 그 자체가 지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자로 표기된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내 스스로 느끼지 않는 이상 그것은 나에게 지혜로 다가올 수 없다. 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많이 읽되 생각하자. 다른 사람의 생각이 어떠한지 알아보되 내 생각과 비교하여 새로운 지식으로 탄생시킬 때 읽어도 읽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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