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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정 강사 작가 Dec 01. 2019

글 쓰는 방법 (에세이 쓰기)

칼럼쓰는 방법, 글쓰기, 에세이 쓰는 방법

한 편의 칼럼, 한 편의 에세이를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많겠지만 대표적인 한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다음의 예시 글을 보자



<박원순 - 이 여인을 아시나요?  한겨레 신문, 1994년 5월 15일 자>



“성명 이영순, 나이 55살, 강원 화천 출생,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해외공민증 번호 58124. 한국전쟁 중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됨. 전쟁 이후 계속 북한 거주. 15살 함북 청진제강소 취업, 1961년 중국으로 밀입국. 1966년 문화혁명 당시 국적 불명자라는 이유로 6개월간 수용 생활. 이 때문에 남편과 이혼. 1979년 전처 소생 다섯을 둔 조선족 남자와 재혼. 1992년 부정하게 만든 여권으로 중국인을 가장하여 남편과 한국행. 서울과 지방 등지의 여관, 식당 등에서 잡일 하던 중 1993년 남편이 취객과 시비 중 폭행당하여 사망. 1994년 5월 9일 남대문서에 귀순 신고. 경찰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자 검거로 처리하여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으로 송치. 출입국관리국은 같은 달 12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보호소에 수용 중”


  

  이 기구한 여인의 이야기를 어느 기자로부터 듣고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하여 필자는 며칠 전 청량리에 있는 외국인보호소를 찾았다. 구치소와 다름없는 보호소에서 만난 그녀는 세상의 온갖 풍상을 다 겪어서인지 이미 초로의 할머니였다. 남편을 앗아간 조국, 귀순을 검거로 처리한 경찰. 언제 추방될지도 모르는 신세임에도 그녀의 눈빛과 언동에는 여전히 선량함이 넘쳐 흘렀다. 자신을 수용하고 있는 보호소 책임자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오래전에 떠난 북한에도 남의 나라 중국에도 돌아가지 않게만 해달라고 애원하였다. 그녀의 답변 가운데 간간이 배어나오는 인생 유전의 고달픈 이야기들이 한 인사라고만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험난한 것이다.


  

  이영순씨 같은 한 여인, 이미 이 땅에 들어와 있는 동족에 대해 이토록 반대하면서 옛 소련과 중국, 북한에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은 그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인도적 기반 없는 통일정책은 후유증을 낳기 마련이다. 인권문제는 무엇보다도 가장 가까운 곳, 작은 것에서부터 풀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의 큰 바다는 작은 시냇물이 강을 이루고 그 강물이 마침내 다다르는 곳이 아니겠는가



[글 쓰는 방법]


글은 어떤 현상,사물을 보고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겼을 때 쓰게 된다.

이때 현상,사물을 화제거리, 중심 글감이라고 하고, 하고 싶은 말을 주제, 중심 생각이라고 한다.

위의 글, 저자인 박원순의 마음을 따라가 보자.


어느 순간 가까운 기자로부터 탈북자인 이영순씨의 이야기를 듣고 보호소로 찾아가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사연을 알게 된 후 하고 싶은 말이 생겼을 것이다. 그 말은 이렇게 한국땅에서 고통 받고 있는 탈북자의 인권도 못 챙기면서 나라밖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주제다. 이영순씨를 만나 알게된 사연은 글을 쓰게 만든 화제다. 중심 글감이라고 한다. 이젠 글을 써야 한다. 어떤 구조로 화제와 다른 소재들을 엮어 주제를 표현하고자 했을까? 먼저 화제를 서론, 도입부에 배치했다. 그리고 화제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주장을 담았다. 서론,본론,결론이기도 하고 도입,설명,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글은 글감, 주제, 구조로 생각이 이어지면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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