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대신 추수감사절-
아들은 매년 추석 때쯤 대부분 해외 출장이 꼭 있다.
코로나 3년을 제외하고는 그래서 매번 추석을 함께 하지 못했다.
대신 추수감사절 때 우리나라 추석처럼 며칠 휴가가 있다.
그런데 그때는 친구들이 다 출근을 하는 바람에 혼자서 놀 수밖에 없단다.
대부분 혼자 영화를 보거나 그냥 집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9월 18~ 10월 3일까지 출장을 갔다. 출장 가기 전에 엄마아빠를 보러 왔다.
남편은 한 달 살기를 혼자 해보려고 계획했을 때 처음으로 혼자 사는 아들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
아들을 보자마자 외롭지 않게 빨리 여자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하니 자신은 한 번도 외롭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혼자 사는 게 너무 행복하고 편하단다.
가끔 친구들이 부부싸움 끝에 쫓겨나서 피난 오는 사랑방이 되기도 하고 재택근무 때는 친구들이 와서 함께 근무하기도 하는 아들의 집은 혼자 있고 싶은 때는 혼자! 가끔은 친구들로 북쩍이며 살만하다고 한다.
영국에서의 미팅일정으로 가는 출장인데 비행기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프랑스에 3일간 자비로 관광을 하고 프랑스에서 기차를 타고 영국으로 갔다.
프랑스에서 챔스리그도 보고 영국에서 손흥민의 토트넘 : 아스널의 축구 경기도 보고 온다고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 수 있는 아들이 행복해보여서 나는 혼자사는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들은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유럽을 가보고 싶은데 돈이 없었다. 가장 싸게 가기 위한 방법으로 중국을지나 러시아를 통해 기차 여행을 하겠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위험한 것 같아 그냥 가장 싼 비행기표를 끊어주었었다.
비행기를 여러 번 갈아타며 간신히 영국에 갔었다.
친구 세명과 함께 갔는데 그때 너무 돈이 없어서 아예 식당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슈퍼마켓에서 파는 바게트빵만 뜯어먹다 왔었던 일도 있었다.
이제는 회사에서 안내해주는 근사한 식당에서 먹을테니 그때의 고생이 추억으로 기억에 남을것이다.
“오빠는 어떻게 프랑스까지 가서 명품관을 안갈수있어? 가서 동생을 위한 선물을 하나 사다 주면 얼마나 좋아?”
딸은 오빠 가방에 들어가서 따라가고 싶다며 너스레를 떤다.
미국출장때는 MBA농구를 직관하고 출장때마다 시간이 맞으면 오로지 운동경기 직관에만 큰 돈을 쓰고오는 오빠가 못마땅한 모양이다.
면세점에서 엄마 화장품이라도 하나 사려고 하니 뭘 골라야 할지 몰라서 못사겠다며 나에게는 항상 그 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과자나 초코렛만 사다 준다. (여자친구가 없어서인지 그래서 없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ㅎ)
아이폰 15 분홍이를 꼭 갖고 싶다는 동생의 말에 "그건 오빠가 사줄게" 라고 한다.
앞으로도 그렇게 둘이 서로 위해주고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런던 애플사내 정경
아스널 팀쪽에 앉아 손흥민이 넣은골을 직관
(좋아하다가는 매맞을 분위기라 입틀막
2:2로 동점이었지만 두골다 손흥민이 넣어 너무 좋았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