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공부 Nov 13. 2023

2028 대입의 변화 지금 필요한 건? (1)

-고교 학점제 과목 선택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얼마 전 교육부에서 대입제도 개선에 대한 시안을 발표했다.

 국가교육위원회에 보고하고 11월 공청회를 거친 후 12월쯤에 확정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입장, 학부모들의 생각, 입시를 지도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일단 다 들어보고 확정안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큰 틀은 크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2028 대입 변화의 핵심은 4가지인 것 같다. 앞으로 매일 한 가지씩 짚어보려고 한다.

 1. 성공적인 고교 학점제 운영을 위한 것이다.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의 과목 선택권이다.

모든 과목을 학교에서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 진로를 위해,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미 고교학점제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현재 중2학생들(2025년)은 이미 많은 문제점이나 보완사항을 정리하여 고교학점제가 잘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 과목을 마음대로 선택하는 건 가능하지만 아이들이 마음대로 과목을 선택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 대학입시와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교장선생님이 중국집에서 회식을 시켜주면서

 “선생님들 드시고 싶은 거 마음대로 드세요. 그런데 나는 짜장”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경우 눈치 없이 탕수육을 외치기는 쉽지 않다.

2022 새로운 교육과정에는 2015 교육과정에 있던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외에 융합선택과목이 신설되었다.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늘었지만 대학에서는 학생부 종합전형 등을 통해 요구하는 과목을 공부하고 온 아이들을 뽑을 확률이 높다.  진로선택과목과 융합 선택과목만 비교해 보아도 진로선택과목의 수준이 더 높다. 실제로 진로선택과목 중 상당수는 특목고 교육과정에 있던 과목들도 많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진로선택과목을 공부하고 온 학생과 융합선택과목을 공부하고 온 학생을 같이 평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에 가려면 융합과목선택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현재도 대학에서는 우리 학과에 오기 위해서는 이런 과목은 필수로 공부하고 오라는 것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해놓기도 한다.

(참고로 서울대에서는 웹진 아로리에 들어가 보면 자세히 설명해 두었다.

다른 대학들도 홈페이지에서 대학입학 관련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 배워보지 않은 과목에 대한 선호를 아이들은 잘 모른다.

 음식점에 가서도 너무 낯선 메뉴는 선택하기 어렵다.

무엇이 어떻게 나올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 중에는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도 많다.  과목이 좋아서라기보다 그 선생님이 좋거나 잘 가르쳐주신다 생각하여  그 과목이 좋아지기도 한다.

자유학기제때도 동아리나 주제선택 프로그램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가위바위보로 원치 않는 동아리에 가기도 한다. 처음에는 원치 않았던 동아리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활동하고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뒤늦게 알게 된 아이도 있다.

나는 대학교 때도 과목 이름만 보고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는지 잘 몰라 고민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학점을 잘 주는 교수님을 선배들은 추천해주기도 했었다.

하물며 입시를 앞둔 아이들이 입시에 대한 유불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선택권보장보다는 아이들에게 필수로 알아야 할 것을 일방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 그럼에도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들의 선택권보장이 핵심이다.

예전에 내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2학년 선택과목을 조사할 때였다. 전체에서 물리선택을 한 학생이 딱 한 명이 나왔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물리과목을 개설할 수 없었다.

결국 그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물리 대신 화학을 공부해야만 했다.

그런데 고교학점제에서는 이런 경우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인근 지역 학교 간에 상호 협력하여 운영교를 지정하여 2개 이상의 학생이 공동으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형태로 모여 함께 개설과목을 수강하는 교육과정으로 (이런 것을 공동 교육과정이라 함)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중학교 강연에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어느 학교로 진학하는 게 좋을까요?인데 예전에는  특목고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집 가까운 학교'라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고등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교과중점학교 여부를 확인해 보라고 말씀드린다.

일반고 중에서 과학중점, 예술. 체육중점, 국제, 경제, 사회, 제2외국어, 융합등 교과중점학교를 운영하는 학교인지 알고 진학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만약 우리 아이가 사회교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과학교과 중점학교에 간다면 원하는 사회과목 개설이 어려워 공동 교육과정으로 이웃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시는 어떻게 변해도 100% 만족할 수는 없다. 제도의 변화에 따라 유불리는 항상 존재한다.

그래서 시험운도 따라줘야 한다고들 말하는 것 같다.

고육부는 이번 2028대 입안을 발표하면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절대평가가 되어야만 과목 선택이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상식과 변별력과의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특목고 vs 일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