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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공부 Nov 14. 2023

2028 대입 개선안을 살펴보니(2)

-공정과 공평을 강조한 수능-

 이번에는 2028 대입 개선안의 핵심인 변화된 수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교육부 정책 담당자는 수능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공정과 공평을 굉장히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 수능은 2021년에 개편된 선택형 수능이다.

계열 구분이 폐지되어 모든 영역에서 문/이과 구분이 사라진 첫 번째 수능이다.

(문. 이과라는 계열 구분은 없어졌지만 선택과목에 따라 어떤 계열의 성향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탐구 2과목 선택에서 사탐 2과목을 선택했다면 문과 성향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사탐 1, 과탐 1도 선택할 수 있다는것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에서 선택형으로 수능을 보게 되었고 사탐 9과목 과탐 8개 과목 총 17 개과목 중 2과목만 선택하면 되었다. 또한 제2외국어/한문영역에서도 영어처럼 절대평가가 실시되었다.

그러다 보니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이과생에게 필요한 과목)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고 명문대 문과계열로 입학하는 기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올해 서울대 인문. 사회계열 정시 최초합격자 중 이과생이 문과생(수학에서 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이 처음 문. 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지난해 서울대 인문사회계열 합격자 가운데 이과생이 44.4%였는데 올해는 더 늘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이번 정시모집에서 문. 이과모두 지원할 수 있는 학부(학과)에 최초합격한 640명 중 330명이(51.6%)이 이과생이었다.

자유전공학부는 최초합격자 전원이 수능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이과생이었고 윤리교육과 (71.4%) 사회학과(60.6%) 같은 전통적인 인문 사회계열 학과에도 이과생이 더 많이 합격했다. 그런데 거꾸로 문과생이 공대나 자연과학대등에 지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여 이과생이 인문계열에 합격하는 것을 두고 ‘문과침공’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럼 이런 현상은 왜 생기게 되었을까? 수능 성적표에는 100점 만점의 ‘원점수’가 아니라 과목 난이도에 따라 보정한 ‘표준점수’와 등급만 나온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올라가고 쉬우면 내려가는 상대적인 점수이다. 따라서 확률과 통계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미적분, 기하를 보면 원점수가 같아도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다.

과학과목도 마찬가지이다. 사탐과목보다 어려운 편인 과탐을 선택하면 표준점수가 더 높다.

그런 면에서 이과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유리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문과 성향의 아이들은 억울하다. 난이도를 쉽게 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원점수를 잘 맞고도 표준점수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본인의 노력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불공평을 개선하고자 현 중2학생부터 시행되는 2028년 개편된 수능은 통합형 수능으로 바뀐다.

공정하고 공평하게를 최고의 가치로 두다 보니 모든 학생들이 문. 이과 선택과목 없이 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게 된다.

다시 말해 선택과목에 따른 유. 불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나이차가 나는 사람들이 게임을 한다고 하면 누구의 기준에 맞춰야 할까?

결국 나이가 어린 친구의 눈높이에 맞는 게임을 같이 할 수밖에 없다.

수능도 통합형으로 하려다 보니 수학영역은 문과의 기준에 맞춰진 느낌이다.

탐구영역도 통합사회, 통합과학만 보게 되면 사실상 과학을 어려워하는 문과성향의 학생들이 약간 힘들 수는 있다.

결국 이과학생들에게는 쉬운 수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에서는 이과생들이 쉬운 문과형 수능만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래서 제2외국어를 보는 시간에 심화수학(아직 논의 중)을 보고 이 과목만큼은 제2외국어나 영어처럼 절대평가로 하자는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N수생의 문제이다.

나는 변화된 2022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현 중2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2015 교육과정의 마지막 주자인 현 중3학년이 오히려 위기이다.

왜냐하면 재수 없는 (재수하기 어려운) 학년이기 때문이다.

재수가 어려운 이유는 배웠던 교과서, 교과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택형 수능준비를 했던 때와 다르게 새로운 체제의 통합형 수능을 위해 안 배웠던 교과목을 다시 배워야 하는 건 큰 부담이다.

따라서 현재 재수생의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2027수능 (선택형 수능의 마지막) 때는 2015 교육과정으로 공부한 수많은 재수생이 마지막 기회다 하고 몰려 어마어마한 경쟁이 예상된다.

올해도 수능지원자 중 37.3%가 N수생이다.

예전과는 달리 수능에만 올인하는 N수생들이 수행평가나 내신대비 등 여러 가지 일로 힘이 분산되는 재학생에 비해 수능성적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제자들 중에서도 재수, 삼수하여 의대를 가는 경우가 많다.

서울에서 유명한 자사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당해연도 재학생의 대학진학률이 58% 정도인 학교가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이 목표하는 대학이 아닐 경우 될 때까지 재수,삼수를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의대에 150명 합격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현 중3학생들은 재수하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마지막 N수생들이 많이 몰려 극심한 경쟁을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할 것 같다.


또 하나는 교과선택이 곧 입시의 시작이 될수 있다.

요즘 서울대를 비롯한 고려대에서 이미 정시모집임에도 수능 성적+내신성적을 반영하고 있다.

연세대도 내년부터 정시모집에도 내신점수를 반영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대학에서 정시모집에서 수능성적 외에 내신성적을 반영하려는 이유가 뭘까?

결국 이런 통합형 수능에 대비해서 만든 비책이라고 생각한다.

문. 이과구분 없는 수능성적만으로는 특히 이과 전공교과에 흥미가 있는 학생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고교학점제를 통해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하였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이다.

그러니 공대에 가고 싶은 학생이 과학교과를 선택하지 않고 사회 관련 교과만 공부하면 안 된다.

즉 눈치 없이 내신을 잘 받을것 같다는 이유로  아무 과목이나 선택해서는 안되고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려해서 고교학점제 교과목 선택을 잘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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