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했는데 운동만 시키는 이상한 병원

-병을 얻고 알게된 진정한 감사(3)-

by 집공부

“자 오늘은 18층까지 빠르게 뛰어올라갔다 내려오시는 겁니다”

나는 수술을 앞둔 환자이다.

그런데 나의 스케줄은 태능 선수촌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의사가 채워주는 이름 모를 기계를 부착하고 18층까지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온다.

의사는 기다렸다가 내 몸에 채워진 기계에 남겨진 그래프를 확인하고 증상을 꼬치꼬치 캐묻는다.

갑자기 찾아오는 부정맥의 상황을 알아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같았다.

(요즘은 애플 워치만 차고 있어도 대충 알 수 있지만... 언제 어느 상황에서 부정맥이 오는지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8층 입원실에서 18층까지 뛰어오른다.

평소 100M 달리기도 16초에 뛸 정도로 잘 달리는 편이어서 오히려 부정맥이 더 잘 안 잡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치료가 아닌 운동을 시켰다.

누가 봐도 환자복 입은 것만 제외하면 환자가 아니다.

그 흔한 링거 병 하나 달지 않고 병실에서도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는 이상한 환자였다.


담당 박사님(의대 교수)이 레지던트 7명과 함께 매일 아침 진료를 온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내 병은 이런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인 부신이 (콩팥 위에 밀착해 있음) 과다하게 호르몬을 분비하여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다.

가슴 두근거림이나 두통 등 말초혈관의 수축과 혈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갈색세포종이 생기면 고혈압이나 심장의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단다.


TV에서 “뭐라고!!” 하면서 뒷목 잡고 쓰러지거나

혹은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혈관이 부풀려 터져서 죽는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고 했다.


이런 병을 스스로 자각하고 검사를 받아 입원한 경우는 처음이라는 박사님 말씀에

진심으로 하나님이 함께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수술이나 다 힘들겠지만 혹 떼려다 혈압이 300까지 확 치솟아 혈관이 터져서 사망할 수 있어서

수술 전 조금씩 혈압을 낮추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한단다.

실제로 얼마 전 할아버지는 수술 중 혈압이 크게 올라 결국 혹을 떼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환자복 입은 운동선수가 되어버렸다.

매일 조금씩 혈압을 낮추는 약을 먹어야 하는 이유와 함께 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듣고보니

내 몸이지만 내 몸을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결국 내 마음과 생각을 주관하시고 지혜를 주셔서 병도 자각케 하신 하나님이

치료도 하게 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으로 마음이 편해졌다.


수술 전 14일, 수술 후 일주일

3주라는 시간이 어린아이들에게는 긴 시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이만해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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