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앞에서 선생님 비난은 금물-
요즘 신학기 들어 가장 관심 분야는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 적응 여부이다.
학교생활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친구관계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선생님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수업은 선생님의 일방적인 지도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교사 입장에서도 어떤 반은 수업 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재미있고
어떤 반은 1시간 수업이 5시간 한 것만큼 힘이 드는 반이 있다.
반 분위기 일 수도 있지만 어떤 특정 학생이 그 학급의 분위기를 망치거나 방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더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기고 자신을 지지하고 신뢰해 주는 선생님의 말은 특별히 더 잘 듣게 된다.
선생님들도 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다.
유연한 사고로 아이들을 지켜봐 주는 경우도 있고 너무 반듯한 자로 아이들을 재단하여
구분하는 태도로 아이들 대하는 경우도 있다.
또 개성이 너무 강하여 학년부장인 나로서도 감당이 어려운 교사도 있었다.
특별히 초등학교인 경우 담임교사의 영향이 더욱 크다.
엊그제부터 갑자기 나의 유튜브 채널 ‘손쌤의 교육 수다’의 <선생님 이건 아니잖아요>라는
영상 클릭수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 아이가 담임선생님 때문에 속상했던 일을 떠올리며 올린 영상인데 나와 비슷한 일을 당한 학부모들이 검색해서 들어온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바라본 우리 아이는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덩치가 커서 아침마다 우유곽을 나르는 것을 잘하고 화장실 청소에 적합한 아이였다.
나는 엄마로서 너무 기가 차고 화가 났다.
이런 시각으로 우리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더 슬퍼졌다.
매일 커튼이며 어항이며 뭐든지 사서 학교에 보내달라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라도 선생님의 사랑을 받아보고 싶었던 아이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선배 교사로서 충고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다.
상담내내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우리 아이를 깍아 내리는 평가도 기분 나빴고
또 아이들에게 공평한 기회와 역할분담을 하지 않는 것에도 정말 화가났다.
요즘 학부모 상담 기간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많다.
나는 어떤 경우라도 학부모 상담이나 학부모 회의에 꼭 참석하시기를 권해드린다.
학부모회의나 상담, 학부모 연수 등에 적극적인 경우 학교에서도 그런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월별 행사란에 미리 학부모회의 나 상담 기간 등을 알 수 있다.
나도 그런 날은 미리 교환 수업을 다 해놓고 우리 아이 학교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 힘든 경우 전화상담이라도 꼭 해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다.
사람은 만나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월 학년 초 상담에서는 선생님의 이야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면 좋다.
너무 겸손한 나머지 “선생님 우리 아이가 너무 산만하고 정리를 못하죠” 이런 식의 아이의 흉을 보듯 하는 대화는 금물이다.
선생님은 많은 아이들을 아직 충분히 살피고 이해하지 못했다.
학부모의 겸손한 한마디가 선생님에게 각인되어 교실이 지저분할 때마다 그 아이를 떠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3월 상담 때는 우리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잘했던 일 대견했던 일등을 요약정리해서 선생님께 어필하셨으면 좋겠다.
사람은 스토리에 약하다. 가정환경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게 잘 자라면 더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의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어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이해하고 신뢰와 믿음으로 격려해 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3월 상담의 목표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격려와 응원 속에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주시면 좋겠다.
이때 혹여라도 미숙한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하더라도
절대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하면 안 된다.
사람은 자신을 부정하는 사람에게 좋은 감정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선생님의 피드백을 참고로 집에서 꾸준히 관찰해 주고 지도해 주시면 좋겠다.
아이에게는 긍정적인 피드백만을 전달하고 정 없더라도 앞으로가 많이 기대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주자.
아이들은 자신을 믿고 인정해 주는 만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