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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공부 Sep 15. 2021

명예퇴직이란?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깨닫는 시간-

8월이 되어 주변 지인들의

퇴직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나도 이른 명예퇴직을 하지 않았다면

내년쯤에는 그들처럼 퇴직자 명단에 있을 것이다.


교직에 들어서면서 나와 한

약속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싫은 그때가

 나의 퇴직 날이 될 거라고


적어도 교사는 아이들을 위한 사명감 없이

그저 월급을 위해 교단에 서는 것은 반칙이라고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었다.


그동안 나는 내 일에 푹 빠져 살았다.

말하기 좋아하는 나는

내 적성에 아주 잘 맞는 일이었고

 진이 다 빠져 쉬고 싶을 때는

방학이라는 달콤한 휴가도 가질 수 있었다.


매일 똑 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

 내가 주체적으로 일을 계획하여 할 수 있는 환경 등

나와는 너무 잘 맞는 직업이었다.


또 지루할만하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도

오래 근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나의 명예퇴직 신청에

남편도 어리둥절할 정도였다.

그리고 벌써 퇴직한 지 10년이나 지나 버렸다.


교사 연수의 첫인사는 항상

자퇴한 아이가 학교 잘 다니는

모범생 친구 만나는 기분으로

왔다며 강연을 시작한다.


새로운 세상에 나와 들떠있었고

 이렇게 배울게 많은 줄 알았더라면

더 일찍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도 했었다.


또 자신이 잘하는 무언가를 통해

새로운 분야를 만들고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그동안 연못 안 붕어처럼

던져주는 먹이만 먹고 살았다는

후회가 밀려올 때도 있었다.


매일 새로운 것을 찾아 배우는

 재미도 솔솔 하고

선생님 친구에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의 만남도 즐거웠다

프리랜서로 이곳저곳 강연을 다니며

우리나라에 이렇게 대중교통편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강연 후 돌아오는 길은 늘 한눈팔며

소소한 행복을 맛볼 수 있었다.

적어도 코로나 이전에는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 강연이 줄었고

처음으로 명예퇴직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줌 미팅과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 위한

공부로 정신없이 하루가 갔고

시작할 용기조차 낼 수 없었던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


나는 커피 한잔을 타서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그리고 분주히  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앞으로 가치 있는 노년의 삶을 누리기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명예퇴직이란 한마디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두 번째 배움을 여는 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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