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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공부 Mar 03. 2023

딸 키우기 쉽다고요?

-정체성이 빨리 드러나는 편-

나는 가정(기술. 가정)과 교사로 30년간 재직했었다.

그래서 대부분 여중, 여고에서 근무를 많이 했었고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되어 가고 있었을 때는 학년 전체 수업을 들어가야 해서 남녀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쉬웠다.


딸은 아들에 비해 자신의 정체성을 빨리 드러내는 것 같다.

요즘은 아이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서인지 초등학교 4~5학년 정도만 되면 이 아이가 어떤 성향으로 커 나갈지 알 수 있다.



딸은 딱 두 가지 길로 갈린다.

공부하는 애, 예쁜 애....

자신의 정체성을 공부 쪽으로 맞춘 경우는 소위 말하는 대학까지 무난하게 공부 쪽에서 성공한다.

반면 예쁜 쪽으로 정체성을 맞춘 아이들은 절대 공부 쪽을 탐색하지 않는다.

일찍부터 기막힌 화장술을 익혀 눈에 띄게하고 다니고 늘 패션을 앞서 나가는 멋쟁이가 된다.


 나는 15반 전체가 여학생만 있었던 oo여고에서 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때 공부를 못하다가 성적이 크게 오른 아이가 있나 궁금해서 전교생을 다 분석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한 명도 발견할 수 없었다.

가끔 학부모 연수 때도 대부분 엄마들이라서 이런 질문을 해본다.

학창 시절 친구 중에 그런 친구 있었냐고....(고개를 가로저으신다)


이상하게 여학생들은 역전의 신화가 잘 없다.

공부는 못해도 착한 애들은 너무 많다.

공부는 안 해도 수업태도는 전교 1등 같은 아이들도 너무 많아서 여학생반 수업은 순조롭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연예인 오빠 생각 중인지 수업태도와 딴판인 성적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공부 잘하는 애는 어떤 학원이 잘 가르쳐서가 아니라 어떤 환경에 놓여도 자기의 정체성대로 잘 성장해 나간다. 반면 예쁜 쪽을 선택한 경우 부모의 욕심을 내려놓고 공부가 아닌 예쁜 쪽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밀어주시면 좋겠다.  미술이나. 춤,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예쁜 쪽 아이들이 관심 갖는 다양한 분야들이 많다. 그쪽의 특기를 키워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실제로 우리 딸도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예쁜 쪽(연예인이 되겠다며)으로 성장하려고 애썼다.

 비록 내 맘에는 안 들었지만 결국은 아이가 원하는 길로 잘 갈 수 있도록 응원해 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예쁜 쪽에서 활동하며 엄마, 아빠에게 넉넉한 인심을 베풀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강사님! 우리 딸은 공부 쪽도, 예쁜 쪽도 아닌 것 같은데... 얘는 커서 뭐 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당황한 내가 얼떨결에 한 대답은    “공무원?”

(그냥 웃자고 드린 말씀이니 큰 의미를 두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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