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

by 글마루

오랫동안 새장 속에

갇힌 새는

빗장을 열어도

날개를 펴지 않는다

새장 속의 새에게는

주인의 손아귀가

세상 전부 같아서

새장 속이 안전하다고

스스로 최면을 건다

날아오르는 순간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녹아버릴까 봐

추락해버릴까 봐

감히 날아오르지 못한다


오랜시간 내가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졌었는데 인지하지 못했다. 가해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가해자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면서 거기에 녹아들어 나를 부정했던 시간. 스스로 가여운 새라고 여겼지만 새장 속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러다 목숨 건 용기를 내 새장 속을 탈출했다. 폭력으로 얼룩진 내 삶을 위로하고자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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