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를 부치던 날

by 글마루

햇감자를 캐어

상처난 감자 강판에 갈아

전을 부쳤다

노릇노릇 고소한 감자부침개

한 입 떼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 식감에 입이 즐겁고

아린 맛이 살짝 감도니

기억은 옛날 고향으로 흐른다


비오는 날이면 어머니는

호박전 채썰어 밀가루에 갠 후

솥뚜껑 뒤집어 엎어 부침개를 부쳤다

들기름 내 풍기며 노릇노릇 바삭한

호박부침개 아이 뜨거워!

잿빛 공기만 맴돌던 기와집에도

비오는 여름날이면

잔칫집처럼 화기로웠다


비오는 여름이면

철없는 아이가 되어

그 옛날 어머니가 부쳐주던

달큰한 호박부침개를

손을 호호 불며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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