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가리라

by 글마루

나 돌아가리라! 언젠가는

사방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

겨울이면 일찍 산 그림자 드는

내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봄이면 버들강아지 꺾고

얼음장 밑으로 졸졸졸 흐르는 도랑물 소리

비가 오면 초가지붕을 타고 흐르는 빗물

빈 아궁이에 불이라도 지피면

굴뚝을 타고 오르는

연기 향 가득한 그곳으로

나 돌아가리라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 피워 놓고

땡볕이 식을 때쯤 펄펄 끓는 수제비 한 그릇

솥뚜껑 뒤집어 들기름으로 지진 호박전

호박잎 찜에 멀건 된장국이 나는 좋아

나 돌아가리라


나락이 여물어 고개 숙이면

세상 최고의 부자인 양

우쭐대던 그 시절로

나 돌아가리라


가난이 무언지 삶이 무언지도 모를

그 시절로

나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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