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만 되면 큰집에는
송편 말고도 떡이 여러 가지였다
큰엄마가 쌀가루에 막걸리 섞어 부풀린 반죽에
닭벼슬 같은 맨드라미 한쪽 떼어
반죽 위에 사뿐히 올려 시루에 쪄내면
발그레하게 꽃물이 들었다
겨울만 되면 큰엄마는
천형처럼 찾아온 천식으로
쇳소리 같은 기침이 밤새
고샅에 울려 퍼지고
알록달록한 알약을 한 주먹씩 먹는
큰엄마의 뺨은 더욱 붉게 부어올랐다
길가에 다소곳한 맨드라미만 보면
큰엄마가 만든 술떡이 그립고
색색거리던 큰엄마의 기침 소리
어제처럼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