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구와 메리

by 글마루

우리 집 마당에는 흰둥이나 누렁이가 꼭 한 마리 있었는데 아버지는 매일 아침이면 녀석들에게 털을 빗겨주며 안부를 물었다 그러면 녀석들은 뛰어오르다, 누워서 배를 발랑 뒤집기도 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 이름은 언제나 독구 아니면 메리 새로운 강아지가 올 때마다 나는 아버지께 이름을 물어봤고 아버지는 늘 독구나 메리라고 대답했다. 이유를 물어보는 내 말에 아버지는 언제나 ‘그냥’이라고 했다


내가 결혼할 무렵 귀엽던 흰둥이가 어느 날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는지 물어보니 누구 줬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죽은 거였다 아무리 애지중지 키워도 독구나 메리는 어느 순간 아버지의 곁을 떠났고 아버지는 다시 독구나 메리를 데려왔다 녀석들은 언제나 아버지의 친구가 되었고 비만 오면 개 비린내 난다며 악다구니하는 엄마의 잔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아버지마저 떠나시자 집에는 더 이상 개의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았다 어쩌면 아버지는 아버지보다 먼저 떠난 독구와 메리를 벌써 만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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