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열전

by 글마루

노자(老子)는 초나라 고현 여향 곡인리 사람으로 성은 이 씨, 이름은 이, 이이다. 공자가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제자들을 데리고 유세하던 것과는 다르게 노자는 '자연으로 돌아갈 것(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했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은 속세와 등을 지고 숨어 살라는 의미가 아닌 자연처럼 사리나 진리에 거스르지 않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을 이르는 것은 아닌가 한다. 또한 아는 것을 안다고 내세우지 말며 이름을 알리는 것에 대해 덧없음을 말했다.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에 대해 쓴 책으로 <도덕경>이 있다.


'도(道)'는 한자어로는 '길 도'인데 그 '도'에 관해 '도는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할 수도 없다고 하였다. 또한 무(無)와 유(有)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무(無)와 유(有)는 구분이 있는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라 둘 다 동시에 출현한다고 보았다. 사실 '도(道)'는 '길'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인생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인생길에서 사람으로서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마음가짐이 그 도이자 길일 것이다. 올바른 길을 가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현상이나 이득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원초적인 욕망을 누르고 참된 자아를 갖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면이라는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는 길이다. <용비어천가>에 보면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있다. 나무가 뿌리가 튼튼해야 바람이나 비, 눈의 시련으로부터 이겨낼 수 있듯, 내면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마음에도 흔들림이 없이 굳건해야 한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 편에서 여러 인물들의 생애나 행적에 관해 서술하고 있지만 그것은 극히 핵심만 요약해 놓은 일부분이고 실제 노자에 대해 알려면 그가 쓴 <도덕경>을 읽어야만 그 사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5,000여 자로 말하고 떠나버렸다고 하는데 공자가 노자에게 가르침을 받기 위해 노자에게 "예(禮)'에 관해 물었다고 한다.


"당신이 말하는 사람들은 뼈가 이미 썩어 없어지고 오직 그들의 말만이 남아 있을 뿐이오. 또 군자는 때를 만나면 달려가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면 쑥처럼 이리저리 떠도는 모습이 되오. 내가 듣건대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깊숙이 숨겨 두어 텅 빈 것처럼 보이게 하고, 군자는 아름다운 덕을 지니고 있지만 오양새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소. 그대의 교만과 지나친 욕망, 위선적인 모습과 지나친 야심을 버리시오. 이러한 것들은 그대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소. 내가 그대에게 알려주는 까닭은 이와 같기 때문이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공자는 제자들에게 노자를 '용'에 비유했다고 하는데 이로 미루어보면 노자는 공자보다 앞선 시대 인물로 그의 사상이 공자에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가지되 가진 척하지 않고, 알 되 아는 척하지 않기란 얄팍하고 알량한 인간의 인격으로 숨기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 말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가르침과 경계심을 심어준다. 주변인들을 둘러보면 진정 내면이 꽉 찬 사람은 누구의 말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자신만의 삶의 기준이 확고하고 스스로 당당하기에 의연한 것이다. 그래서 옛 속담이 어쩌면 진리를 말해주는 건지도 모른다. '속 빈 강정, 빈 수레가 요란하다.'등의 말이 그냥 재미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선조들의 수많은 경험담이 삶 속에 녹아 흘러 현재까지 이르렀을 것이다.


도(道)를 체득해 누구와도 다투지 않고, 만물을 이롭게 하며 몸을 낮추고 마음이 못과 같이 고요하며, 베풀기를 좋아하고 헛말 하지 않고, 억지로 바로 잡고자 애쓰지 않으며 자기의 일을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물'과 같은 삶이 아닐까...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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