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담는 소녀

by 글마루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플라스틱 부품이 물밀듯

쏟아지면, 소녀들은

연두부 같은 손가락으로

로봇처럼 트레이에 부품을 담는다


꾸벅꾸벅 무거운 눈꺼풀을

아무리 아무리 비벼 떠도

깜빡깜빡 정신을 놓고

백 원짜리 동전 한 잎 들고

자판기 앞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야간작업으로 가뜩이나 쓰린 속은

새카만 커피 한잔으로 타들어가고

몇천 원의 야근수당과 맞바꾼 수명

밤을 새우느라 앉은 채 절을 수십, 수백 번

부옇게 아침이 밝아오면 그제야

이불속을 파고 드는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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