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에 가 보았지
때 이른 은행이 잎은 벌써 떨구고
질긴 더위에 감은 억지로 물들고
하늘을 보고 숲을 보다가
그네 타는 소녀도 잠시 되어 보고
다시 더 깊은 숲으로 향했네
소나무 울창한 산에는 바람이 이제 진짜
가을이 왔노라 알려주고
산비탈에 꽃무릇이 처연하게 손짓하네
지난여름은 추억으로 묻어두고
내 갈 길 가라는데 나는 좌표 잃은 배처럼
한참 숲 속을 서성거렸네